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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와 계약 13억 달러로 확대... 팔란티어, 빅데이터 분석 시장서 성장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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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와 계약 13억 달러로 확대... 팔란티어, 빅데이터 분석 시장서 성장세 가속

미국 내 55% 매출 증가·상업 부문 71% 성장...통합 플랫폼 경쟁력, 정부·민간 시장 동시 석권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로고.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로고.사진=로이터
최근 팔란티어(PLTR)가 미 국방부(DoD)와 체결한 계약 한도를 대폭 올리면서,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일 시킹알파(Seeking Alpha)에 게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의 '메이븐(Maven)' 스마트 시스템 계약 한도를 79500만 달러(1700억 원)에서 13억 달러(17000억 원)로 올렸다. 이번 계약 한도 확대는 2029년까지 남은 기간 동안 미 국방부가 팔란티어의 분석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됐음을 보여준다.

팔란티어는 정부와 민간 기업이 방대한 양의 비정형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고담(Gotham) 플랫폼은 주로 정부와 군대에, 파운드리(Foundry) 플랫폼은 민간 기업에 각각 서비스를 제공한다.

팔란티어의 미 국방부 계약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AI 학습 등으로 반복적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 실적과 성장 동력

팔란티어의 20251분기 실적은 미국 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난 62800만 달러(8500억 원)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0.1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지난해 1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42%로 크게 올랐다. 미국 내 상업 부문 매출도 71% 성장하며, 팔란티어가 정부 계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란티어는 미군의 JADC2 프로젝트와 관련해 2026년까지 최대 2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전 영역 통합 지휘통제)' 사업은 팔란티어에 큰 기회다. JADC2는 미군 내 모든 부서의 데이터베이스와 통신을 하나로 묶는 프로젝트로, 앞으로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팔란티어는 이미 군사 시스템 통합, 데이터 처리, 보안, 시각화 등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JADC2 구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평가된다. 팔란티어는 주 계약자뿐 아니라 특정 센서나 알고리즘 통합 등 하청 역할도 맡을 수 있어 다양한 계약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의 첨단 전투 관리 시스템(ABMS, Advanced Battle Management System)도 팔란티어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ABMS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의사결정 지원이 핵심이다. 팔란티어의 실시간 분석 기능은 항공 작전 등 군사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빠르게 움직이는 항공기와 센서에서 나오는 고속 데이터를 처리하고, 통신 환경이 불안정해도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정보공동체(인텔리전스 커뮤니티) 현대화 프로젝트에서도 팔란티어의 고담 플랫폼이 여러 정보기관 간 데이터 통합과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실시간 연결과 협업 도구를 통해 분석가들이 보안 경계를 넘어 긴급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팔란티어의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과 기계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일관된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배포 방식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 경쟁 구도와 투자 매력

팔란티어의 통합 플랫폼 접근 방식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차별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AWS는 데이터 저장, 처리, 기계학습 등 각각의 기능을 따로 제공하지만, 팔란티어는 데이터 통합, 처리, 분석, 시각화, 협업 기능을 한 플랫폼에서 모두 제공한다. 군사 고객은 여러 도구를 따로 통합하지 않아도 복잡한 분석 작업을 할 수 있다. 군사 부문은 기술 인력 부족과 운영 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통합 솔루션을 선호한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팔란티어의 공정 가치는 162.65달러(22만 원)로 추정되며, 현재 주가보다 약 25.1% 높다. 이는 팔란티어의 과거 실적을 반영한 보수적인 전망에 따른 수치다. 팔란티어는 정부 계약에 집중된 위험에도 불구하고, 민간 시장 성장과 사업 다각화로 성장 기회를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미 국방부의 'JEDI(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 계약을 따냈으나, 설계 미흡으로 2021년 계약이 종료된 바 있다. AWS도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저장, 분산 처리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군사 데이터 분석 시장에서 팔란티어와 치열하게 경쟁한다.

◇ 주요 위험과 시장 동향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 등 정부 계약에 많이 의존한다는 점이 주요 위험으로 꼽힌다.

연방정부의 예산은 정치적 영향이나 예산 삭감 가능성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그러나 팔란티어는 보건복지부, 국세청 등 여러 연방기관과 계약을 늘리고 있으며, 민간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1분기 기준 미국 정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37300만 달러(5000억 원), 미국 내 민간 기업 대상 매출도 19% 늘어난 25500만 달러(3400억 원)를 기록했다. 정부 계약에 대한 정치적·규제적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팔란티어는 민간 시장 확장과 사업 다각화로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 국방부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군사 데이터 분석 수요 급증이 팔란티어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팔란티어는 통합 플랫폼의 강점을 바탕으로 미 국방부와의 협력 강화, 민간 시장 확장, 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