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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에 “中 기술 줄여라” 압박…트럼프 정부, 고관세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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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에 “中 기술 줄여라” 압박…트럼프 정부, 고관세 경고

지난 2018년 12월 4일(현지시각) 베트남 하이퐁에 위치한 빈그룹의 브이스마트 스마트폰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12월 4일(현지시각) 베트남 하이퐁에 위치한 빈그룹의 브이스마트 스마트폰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베트남산 전자제품에 중국산 기술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이를 줄일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부품이 많이 포함된 베트남 제품에 대해 최대 46%의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로이터는 관련 논의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양국 간 3차 협상에서 베트남에 자국 내 생산 공정에서 중국산 고기술 부품의 사용을 줄이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추진 중인 중국 고기술 공급망 탈동조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베트남산 부품 사용을 늘리려는 의도다.

현재 애플과 삼성,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은 베트남에 생산 라인을 두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중국은 베트남에 전자부품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 약 440억 달러(약 60조4100억원) 규모의 기술제품을 수출했으며 이는 중국의 전체 대베트남 수출 중 약 30%를 차지했다. 같은 해 베트남은 미국에 약 330억 달러(약 45조3100억원) 규모의 기술제품을 수출했으며 이는 전체 대미 수출의 28%에 해당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이같은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제품들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설정하거나 중국산 부품 비중에 따라 차등 관세를 적용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미국 측이 "베트남이 중국산 고기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핵심 목표이며 이는 미국의 전체적인 공급망 재편 전략에 포함된 요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자국 기업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자국 부품 사용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트남 기업들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아직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며 “즉각적인 변화는 기업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베트남 공급망 전문가는 “베트남은 전반적인 공급망 규모와 정교함 면에서 중국보다 15~20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섬유와 전자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는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당국은 중국산 제품을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둔갑시켜 수출하는 편법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은 오는 7월 8일로 예정된 고관세 발효를 앞두고 베트남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직 핵심 쟁점에 대한 접점은 찾지 못한 상태다.

도 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