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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피스 공급 25년 만에 첫 감소...올해 215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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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피스 공급 25년 만에 첫 감소...올해 215만㎡ 줄어든다

재택근무 확산·주거 전환 가속화로 공급 과잉 해소 기대
미국 오피스 시장이 공급 과잉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오피스 시장이 공급 과잉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공실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 오피스 시장에서 공급량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그룹에 따르면 올해 미국 오피스 공급량은 2320만 평방피트(215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0층 아파트로 비교하면 약 103동 규모로 축구장 302개 크기(FIFA 기준 축구장 105m × 68m)이다.

2019년 철거량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반면 신규 오피스 공급은 1270만 평방피트(118만㎡)에 그쳐 2019(5080만 평방피트)4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WSJ에서 25년간 상업용 부동산을 취재해온 부동산 전문기자는 "개발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라며 "지난 5년간 많은 손실을 입으면서 자본 조달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 오피스-주거 전환 프로젝트 급증

공급 감소의 주요 원인은 오피스 건물의 주거용 전환 가속화다. 건물 가격 하락과 정부 장려책 확대가 전환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시의 경우 앞으로 5~10년간 약 4000만 평방피트(372만㎡)의 오피스가 주거용 등 다른 용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CBRE는 전망했다. 2년 전 예측치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실제 전환 사례도 늘고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 RXR리얼티의 스콧 레클러 최고경영자는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5번가 건물(110만 평방피트·10만㎡)을 아파트 1250가구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313가구는 저소득층용이다.

레클러 최고경영자는 "건물 취득 비용이 2019년 대비 40% 저렴했다""90% 세금 감면 혜택이 없었다면 이런 전환 프로젝트들은 수익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회복 신호 나타나지만 여전한 어려움

오피스 시장에는 일부 회복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뉴마크의 리즈 하트 북미 임대 담당 사장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임대 면적을 늘리려는 기업이 40%에 이른다. 이전 분기 33%에서 늘어난 수치다.

대형 투자회사들의 오피스 투자 재개도 눈에 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이달 맨해튼 미드타운 6번가 1345번지 50층 오피스 빌딩 지분 46%14억 달러(19000원)에 사들였다. 블랙스톤의 나딤 메그지 글로벌 부동산 공동 대표는 "선택권이 줄어들면 임대료 상승과 입주율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 전체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CBRE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1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오피스 시장은 40억 평방피트(30층 아파트 18000동 규모, 여의도 128개 크기)가 넘는 공간을 갖고 있어 올해 감소량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코스타의 필 모블리 미국 오피스 분석 담당 이사는 "오피스 시장 전체를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CBRE그룹의 제시카 모린 미국 오피스 연구 담당자는 그러나 "오피스 전환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새로운 거주민들이 들어오면서 기존 오피스 건물이 있던 곳에 거리 활력과 쇼핑, 오락 시설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