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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수입 첫 ‘1000억달러’ 돌파…트럼프의 '관세 드라이브'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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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수입 첫 ‘1000억달러’ 돌파…트럼프의 '관세 드라이브' 현실화



지난달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페드로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항에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페드로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항에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2025회계연도 들어 처음으로 연간 기준 관세 수입 1000억달러(약 139조7000억원)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수입 확대’ 전략이 본격적인 재정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 6월 기준 관세 수입이 총 272억달러(약 37조98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달 미 연방 정부는 예상과 달리 270억달러(약 37조66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6월 710억달러(약 98조9600억원) 적자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관세 수입, 미 재정 수입 중 네 번째로 커져

미 재무부는 “올해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9개월간 누적 관세 수입은 총 1133억달러(약 158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순수 기준(환급분 제외)으로도 1080억달러(약 150조8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관세는 미국 연방 재정 수입 항목 가운데 소득세 원천징수(2조6830억달러·약 3747조510억원, 비원천징수 소득세(9650억달러·약 1347조5050억원), 법인세(3920억달러·약 547조224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수입원이 됐다. 특히 4개월 전만 해도 2% 수준에 불과했던 관세의 수입 비중은 현재 약 5%까지 증가했다.

6월 전체 세입은 전년 동월 대비 13%(600억달러·약 83조8200억원) 증가한 5260억달러(약 734조4220억원)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출은 7%(380억달러·약 53조8860억) 감소한 4990억달러(약 696조1030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회계상 일부 수입과 지출이 전월에서 이월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700억달러(약 97조7900억원) 적자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관세 수입 더 커질 것”…3000억달러 목표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오는 8월 1일부터 무역 상대국에 대해 더 높은 ‘상호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그때부터 진짜 돈이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도 자신의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 주권을 되찾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월간 재정보고서는 물가 상승 없이도 사상 최대 관세 수입을 달성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주 각료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관세 수입을 3000억달러(약 419조원)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2765억달러(약 386조790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관세 조치가 더해질 경우 목표치 도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들어 브라질과 캐나다산 제품에 각각 50%와 3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반도체와 의약품 등 핵심 산업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예고한 상태다.

◇재정적자 여전…국채 이자 부담 9210억달러

한편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는 1조3370억달러(약 1866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40억달러) 증가했다. 의료, 국방, 사회보장 지출과 더불어 국채 이자 지급액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올해 들어 9개월간 국채 이자 지급액은 총 9210억달러(약 1285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 53억달러 늘었다. 평균 금리는 3.3%로 지난해보다 0.02%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예일대 ‘예산연구소’ 경제학 책임자 어니 테데스키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에 앞서 미리 수입을 늘리는 경향이 있어 당장은 수입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관세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며 “미국이 관세 수입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