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게임용 메모리 사재기 시작됐나'...DDR4 가격 한 달새 2배 폭등

글로벌이코노믹

'게임용 메모리 사재기 시작됐나'...DDR4 가격 한 달새 2배 폭등

삼성·SK하이닉스도 당황, 단종 계획 급히 보류...10년 된 '구형' 메모리가 금값

삼성전자의 3세대 10나노급(1z) 8Gb DDR4 D램.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3세대 10나노급(1z) 8Gb DDR4 D램. 사진=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차세대 DDR5로 바뀌는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기존 DDR4 제품 생산 중단 계획을 보류했다. 테크파워업(TechPowerUP)이 지난 17(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뜻밖의 DDR4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라 점진적 중단 계획을 미루고 공급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사가 이렇게 결정한 배경에는 지난달 말 DDR4 D(DRAM) 칩 현재 가격이 예상을 뛰어넘어 급등한 데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DR4 16기가바이트(Gb) 현재 가격은 지난달 23일 개당 평균 5.6달러에서 지난 2011.5달러로 4주 만에 100% 넘게 올랐다. 올해 3분기 DDR4 가격은 40%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보며, PC·서버용 DDR4는 각각 38~43%, 모바일용 LPDDR4X23~28%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10년간 시장 주도, 업그레이드 수요 여전히 높아


DDR4 메모리는 20136세대 인텔 코어 '스카이레이크(Skylake)' 프로세서를 시작으로 AMD 라이젠 소켓 AM4와 함께 14세대 코어 '랩터레이크 리프레시(Raptor Lake Refresh)'까지 거의 10년 동안 시장을 이끌어왔다. 이처럼 긴 시장 주도는 DDR4 메모리가 들어간 장치가 널리 퍼져있음을 뜻하며, 업그레이드를 찾는 사용자 수요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대만과 한국의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이 DDR4 표준을 점진적으로 그만둘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D램 매출에서 DDR4 비중을 30% 초반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계획을 세웠다. 업계는 2025년 말부터 2026년 상반기 사이 대부분 DDR4 출하가 끝날 예정이었다.

◇ 재고 부담 줄이며 유연한 공급 운영


디지타임스(Digitimes)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같은 한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가 DDR4 칩 점진적 중단 계획을 보류했으며, 현재 가격이 DDR5보다 충분히 뒤떨어질 때까지 공급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DDR4 공급을 이어가면서도 재고가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공급량과 함께 세밀한 균형을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는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전통적인 3분기 성수기 수요와 맞물리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움직임이 DDR5로 바뀌는 속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