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7일(현지시각) 사상 최고 주가를 사흘째 갈아치웠다. 엔비디아는 전일비 1.63달러(0.95%) 오른 173.00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4조2210억 달러로 불어났다.
이번엔 엔비디아 반도체 설계를 바탕으로 실제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TSMC의 호실적이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올렸다.
TSMC 분기 실적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속에서도 AI 반도체 수요는 탄탄하다는 점을 입증하며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5조 달러를 향한 행진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됐다.
한편 TSMC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반도체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가운데 미국 내 생산 확대 방침을 천명했다.
엔비디아 낙관 전망 강화
TSMC의 2분기 실적발표는 엔비디아의 낙관 전망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핵심 공급업체인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61% 폭증했다. TSMC는 또 올해 전체 매출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주식 판매 스페셜리스트 윌리엄 비빙턴은 석 달 사이 TSMC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AI 테마에 대한 낙관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비빙턴은 각국이 국가 차원의 AI 발전 전략인 이른바 ‘소버린 AI’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TSMC의 실적 개선은 이런 흐름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하반기 전망 장밋빛
웨이저자(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에서 AI의 메가 트렌드는 계속 탄탄함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올 하반기 들어서도 고객 수요에 어떤 변화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 CEO는 이어 AI 반도체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H20 반도체 대중 수출 금지로 주춤했던 중국 시장 AI 반도체 수요 역시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가 기존 호퍼 반도체 기반 H20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블랙웰 기반 AI 반도체를 중국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토종 업체들에 중국 반도체 시장을 빼앗길 위기에 몰렸던 엔비디아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미 생산 확대
한편 웨이 TSMC CEO는 17일미 주요 고객사들이 미국 내 생산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당초 계획보다 수 분기 앞당겨 미 생산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TSMC는 미국에 1650억 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 제조 설비를 구축하기로 다짐하고 있다.
현재 애리조나에 첨단 웨이퍼 생산 설비 6기와 첨단 패키징 설비 3기를 짓고 있다. 연구개발(R&D) 센터도 들어선다.
웨이는 애리조나의 첫 제조설비가 이미 완공됐고, 두 번째 설비는 건설이 끝났다면서 현재 세 번째 제조설비 건설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면 엔비디아는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