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탈탄소 의무화 눈앞…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 치열
日 기업, 원료조달·기술력 결합…'하와이 모델'로 세계 시장 확대
日 기업, 원료조달·기술력 결합…'하와이 모델'로 세계 시장 확대

미쓰비시상사와 에네오스는 미국 에너지 기업인 파 퍼시픽 홀딩스와 공동 기업체를 곧 세운다. 3사는 파 퍼시픽이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운영하는 카폴레이 정유소를 개조해, 해마다 15만 킬로리터의 SAF를 만들 수 있는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합작회사의 지분은 미쓰비시상사가 18.6%, 에네오스가 17.9%를 각각 보유한다.
이번 투자로 생산하는 SAF는 하와이의 연간 항공유 수요(250만 킬로리터)의 약 6%를 대체할 수 있는 양이다. 아시아와 미주 본토를 잇는 장거리 노선이 집중돼 안정된 수요를 확보하기 쉽다고 판단했다. 파 퍼시픽이 기존 정유 공장과 공항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같은 기반 시설을 제공해 효율을 높였다.
◇ 글로벌 조달망·운영기술 결합…'하와이 경험' 일본으로
두 회사는 이번 하와이 사업을 일본 안에서 사업을 넓히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와카야마현에서 2028년 가동을 목표로 SAF 생산을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하와이에서 먼저 쌓은 세계 원료 조달과 운영 경험을 앞으로 일본이나 아시아 등 다른 나라의 SAF 사업 확장에 활용할 방침이다.
◇ 세계는 지금 SAF 확보 전쟁…미국·일본 정부도 지원
항공업계의 SAF 전환은 거세지는 탄소 감축 압력 때문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7년부터 회원국에 SAF 사용을 의무화했으며, 이에 따라 각국 항공사들은 SAF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역시 2030년까지 전체 연료 사용량의 10%를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은 SAF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미국 정부는 태양광 같은 일부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SAF에 대해서는 세금 공제를 연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태양광과 달리, SAF 생산은 미국 농가를 돕는 효과가 크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국 내 SAF 생산 능력은 빠르게 늘고 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SAF 계열 바이오 연료 생산량은 2024년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두 배나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석유 대기업인 필립스 66와 발레로 에너지 계열사가 잇따라 대규모 생산 공장을 완공한 덕분이다.
일본 내에서도 SAF 생산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스모 에너지 홀딩스가 올해 4월 일본 최초의 SAF 대량 생산 설비를 가동했으며, JGC 홀딩스가 공장 건설을 맡고 음식점들이 폐식용유 수거에 동참하는 등 원료 조달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는 공급망이 점차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