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는 업체라는 평가를 받는 팔란티어가 4일(현지시각) AI 관련주들에 찬물을 끼얹었다.
팔란티어는 이날 장중 10% 넘게 폭락하며 AI 종목들을 끌어내렸다.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 등 AI 관련 빅테크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전날 장 마감 뒤 깜짝 실적을 공개했지만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주가가 추락했다.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움직임에 격분했다.
이날 팔란티어는 7.95% 폭락한 190.70달러로 마감했다.
깜짝 실적, 이 정도로는 안 돼
팔란티어가 공개한 3분기 실적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웃돌았다.
팔란티어는 11억8000만 달러 매출에 조정 주당순익(EPS) 0.21달러를 기록해 각각 10억9000만 달러, 0.17달러에 머문 시장 전망을 초과했다.
이번 분기 매출 전망치도 13억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11억9000만 달러보다 높았다.
팔란티어가 3분기에 63%에 이르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도이체방크 시장전략가 짐 리드는 분석 노트에서 팔란티어의 실적은 좋았지만 시장은 팔란티어가 2026년 실적에 관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에 실망했다고 평가했다.
팔란티어가 이날 된서리를 맞은 것은 실적 성장세가 주가 급등에 따른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정도에는 못 미친다는 실망감 때문이다.
팔란티어는 올해 주가가 150% 폭등하면서 선행 주가수익배율(포워드 PER)이 230배로 치솟았다. 미래 수익이 아닌 현재의 수익을 기준으로 한 PER은 이날 700배에 육박할 정도다.
M7 빅테크 선행 PER 35배를 압도하는 규모다.
팔란티어는 M7이 아닌 다른 AI 유망주들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PER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오라클은 선행 PER이 35, PER은 60배이고, 올해 주가가 두 배 넘게 폭등한 AMD도 PER이 149배에 머문다.
이렇게 높은 PER을 정당화하려면 이 정도 깜짝 실적으로는 안 된다는 평가 속에 팔란티어 주가가 추락했다.
"더 오를 곳이 없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제 팔란티어가 더 갈 곳이 없다는 인식이 주가 급락의 배경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팔란티어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하고,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미국 상업 부문에서 세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는 등 더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둔 터라 지금이 정점일 수 있다는 판단을 투자자들이 내렸다는 것이다.
아이브스는 “팔란티어가 앞으로 이보다 더 놓은 성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해 주식을 내던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에 팔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팔란티어의 깜짝 실적 기대감에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라는 뉴스로 깜짝 실적이 확인되자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는 것이다.
팔란티어의 압도적인 실적이 역설적으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실망으로 연결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 공방
떨어지는 팔란티어 주가에 돌덩이를 얹은 것은 ‘빅쇼트’의 버리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숏 베팅으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쌓은 버리가 AI 양대 주도주인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주가 급락에 베팅한 것으로 확인돼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버리의 투자회사 사이언 자산운용은 엔비디아 주식 100만주, 팔란티어 주식 500만주에 풋옵션을 걸어놨다.
현재 주가보다 높은 행사가격으로 이들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둔 것이다.
버리는 올 1분기에도 엔비디아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당시에는 “매수 포지션 헤지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뒀지만 이번에는 이 조항을 삭제했다. 헤지가 아니라 순수한 하락 베팅임을 시사한다.
팔란티어 CEO 카프는 자사주 하락에 베팅하는 버리와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버리가 주가 하락에 베팅한 팔란티어와 엔비디아는 그 모든 돈을 쓸어담는 곳들이라면서 그의 하락 베팅은 정말로 기괴하다고 비난했다.
카프는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자사의 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 핵심인 온톨로지에 대한 하락 베팅은 정말 미친 짓이라며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흔들리는 AI 강세장
이날 팔란티어 급락세와 AI 관련주 동반 하락은 AI 강세장이 조정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팔란티어 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63%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실적이 얼마나 높아야 지금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모건스탠리 CEO 데트 픽은 AI 레버리지에 힘입어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수개월 간 숨차게 달려왔다면서 이런 열정이 서서히 식으면서 AI를 기반으로 한 주식 시장은 이제 하강 외에는 갈 곳이 없다고 경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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