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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저조한 분기 실적에 주가 폭락…”비트코인도 저점에서 75%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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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저조한 분기 실적에 주가 폭락…”비트코인도 저점에서 75% 매도”

테슬라 주가가 24일(현지시각) 저조한 분기 실적과 불확실한 전망 속에 추락했다. 일론 머스크(사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보조금 삭감으로 앞으로 수분기 동안 실적이 요동칠 수 있다고 비관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주가가 24일(현지시각) 저조한 분기 실적과 불확실한 전망 속에 추락했다. 일론 머스크(사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보조금 삭감으로 앞으로 수분기 동안 실적이 요동칠 수 있다고 비관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 주가가 24일(현지시각) 자유 낙하했다.

전날 장 마감 뒤 낮아진 눈 높이마저 충족하지 못하는 저조한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테슬라는 실적이 저조한 데서 그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이날 장중 낙폭이 9.7%에 이르며 300.41달러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300달러 선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 그나마 테슬라 투자자들에게 위안이 될 만하다.
테슬라는 지난 10일 300달러 주가를 회복한 뒤 이 지지선은 지켜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투자 감각도 문제로 떠올랐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가격이 저점을 찍었던 2022년 중반 보유 비트코인의 75%를 팔아 치운 것으로 분석됐다.

기대 이하 실적


테슬라의 올 2분기 출하 대수가 1년 전보다 13.5% 급감한 터라 이번 2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망치를 낮췄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렇게 낮아진 예상치도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눈높이가 낮아져 외려 깜짝 실적을 공개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는 일부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은 225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 226억4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매출 감소율은 12%였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 역시 0.40달러에 그쳐 예상치 0.42달러를 밑돌았다.

영업이익도 9억23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12억3000만 달러 근처에도 못 갔다.

움츠러든 경영진


실적이 저조해도 테슬라가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면 사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CEO 머스크를 비롯한 경영진이 잔뜩 움츠러들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늘 호기롭던 머스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일례로 머스크는 10월부터 사라지는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충격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실적이 “꽤나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애써 축소했지만 경영진이 세액공제 폐지에 관해 뾰족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점을 실토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머스크가 재선을 위해 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약속한 터라 테슬라로서는 그 대안이 마련돼 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이브하브 타네자는 트럼프 감세법이 테슬라 사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9월 말에 끝나는 전기차 세액공제로 인해 3분기에는 매출이 늘겠지만 이후 상황은 어려울 수 있다고 비관했다.

타네자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이번 분기 미 전기차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8월 후반 이후 주문 물량은 제때 출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탄소배출권 판매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도 테슬라에는 부담이다.

“기후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테슬라에 짭짤한 가외 소득원이었던 탄소배출권 판매는 된서리를 맞고 있다. 2분기 탄소배출권 매출은 4억3900만 달러에 그쳐 1년 전 8억9000만 달러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저가 전기차, 로보택시


머스크가 전기차 대중화 깃발을 내걸고 호언장담하던 저가 전기차, 이른바 모델2 출시 일정도 불확실하다.

테슬라는 6월에 저가 전기차 첫 생산이 이뤄졌다면서 올 하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양산 시기를 특정하지 못했다.

타네자는 전기차 세액공제가 끝나고 나면 그때서야 ‘값이 저렴한(affordable)’ 전기차 모델 양산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아울러 로보택시가 계획대로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블레어의 제드 도샤이머 애널리스트는 분석 노트에서 테슬라가 단기 악재 속에 취약한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요 둔화, 보조금 삭감, 관세 같은 취약 요인들이 테슬라가 현실세계 인공지능(AI),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같은 마진이 더 높은 제품 생산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재정 마련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매도 헛발질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투자로 재미를 보기는 했지만 혜안 부족으로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둘 기회를 걷어찼다.

테슬라가 전날 실적 발표에서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 평가액이 12억1000만 달러라고 발표해 1년 전 7억2200만 달러에 비해 거의 배 가까이 늘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좋은 투자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테라-루나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보다 80% 낮은 2만 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던 2022년 중반에 보유 비트코인의 75%를 처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트코인은 현재 11만88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직 포기할 때는 아냐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테슬라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TD코웬의 이테이 마이클리 애널리스트가 대표적이다.

마이클리는 분석 노트에서 올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관세, 전기차 경쟁 심화, 규제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테슬라에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차(AV), 로봇 등이 테슬라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이클리는 이날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매수 추천과 함께 374달러 목표주가를 재확인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