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패트리어트’로 실적 고공행진...“생산라인 총력 가동”

◇ 서방권, 미사일 주문 '역대급 폭증'
록히드 마틴은 최근 미사일과 사격 통제 부문에서 주력인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사드 요격기 수요가 커지면서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1% 올랐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패트리어트 포대용 PAC-3 미사일 생산을 종전보다 4배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 마틴은 올해 말 수주 잔고가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봤다.
RTX(구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레이시온 사업부도 패트리어트 장비와 NASAMS(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판매가 증가해 2분기 매출이 8% 상승했다. 레이시온은 6월 말 현재 수주 잔고가 635억 달러(약 87조22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군이 사용하는 함상 발사 미사일 ‘SM-3’와 공대공 미사일인 ‘AIM-9X 사이드와인더’ 계약이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유럽 대표 미사일 합작사 MBDA도 BAE 시스템즈, 에어버스, 레오나르도 등과 함께 수익을 늘렸다. MBDA는 BAE 시스템즈 수주 잔고 445억 달러(약 61조1200억 원) 중 13%를 차지해, 2021년 6.5%에서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 공급 확대 전쟁, 방산업계 희비 교차
미사일 수요 급증에 대응해 노스럽 그루먼은 현재 연간 1만3000대인 고체 로켓 모터 생산을 2029년까지 2만5000대로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같은 방위산업 안에서도 다른 부문은 어려움을 겪는다. 록히드는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 고정익 항공기 사업에서 18억 달러(약 2조4700억 원) 규모 감가상각을 발표했다. 비밀 연구개발 부서인 스컹크 웍스는 지난해 5억5500만 달러(약 7600억 원) 손실을 냈다. 주문 변화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조선비용 관리 문제로 항공기와 함정 부문 수익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의 웨스 럼보 연구원은 "최근 수요 폭증은 예상치 못한 분쟁 때문"이라면서 "단기로는 산업에 강한 자극이지만, 장기적으로 안정된 자금 지원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미사일 시장, 유럽·중동까지 확장…트럼프 미사일 방어망도 박차
시장에서는 미국 국방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제안한 ‘골든 돔 포 아메리카(Golden Dome for America)’ 미사일 방어망 사업을 추진하면서 록히드와 RTX 등 관련 업체가 단기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설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임기 내 작동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약속하면서 미사일 요격기 배치와 방어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르웨이 방산업체 콩스버그는 1분기에 미사일 납품과 해군용 타격 미사일 판매 확대에 힘입어 84억 달러(약 11조 5300억 원) 규모 수주 잔고를 기록했다. 또 이스라엘도 이란 미사일에 대응하는 지대공 공미사일 애로우 재고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사일과 방어 무기 분야가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관련 업체 매출이 늘고, 글로벌 방위 산업 지형에 변화가 이어지는 것으로 월가에서는 분석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