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기가 무인기 지휘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현실로
조종사 생존성 높이고 적 방공망 무력화… 미래 전장의 판도 바꾼다
조종사 생존성 높이고 적 방공망 무력화… 미래 전장의 판도 바꾼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개한 시연 영상은 이러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영상에서 KF-21은 후방의 안전지대에 머무른 채 수송기에서 출격한 무인 편대기 4대에 명령을 내린다. 지휘를 받은 무인기들은 편대 선두에서 적기와 방공 시설을 먼저 식별해 공격하며 길을 여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KAI는 저피탐 기술을 적용한 이 무인기가 '저피탐 충성 편대기' 체계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KAI는 "이 무인기는 저피탐 설계로 레이더 탐지를 최소화하며, KF-21과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공개한 영상 속 가상 전투 상황은 미래 전장의 청사진을 뚜렷이 제시한다. 조종사의 생존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동시에 무인기들이 위험을 분담해 난도 높은 방공망 돌파 임무를 수행하는 분산 작전의 효용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 2027년 개발 완료, 내년부터 KF-21과 연동 시험
현재 개발 중인 기술 실증기는 흰색 동체에 날개와 꼬리 부분을 붉은색으로 강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상에서 공력 특성과 전자광학 감시 장비, 저피탐 성능 등을 확인하는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제기의 첫 비행 시험은 올해 말, KF-21과의 연동 비행 시험은 이르면 2026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2021년에 시작한 무인 편대기 개발 사업은 우리 군의 항공력 운용에 인공지능과 자율 작전 방식을 통합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중심에 있다.
◇ '미래형 전투체계'로 수출 경쟁력까지 확보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은 이번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개발로 수출 시장에서 한층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저피탐 무인기와의 결합은 KF-21의 작전 효율성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핵심 요소로, 적진 깊숙한 곳에서도 효과적인 공중 제압(SEAD) 작전이 가능해진다고 평가받는다. KAI는 충성 편대기가 "KF-21의 전투력을 배가하고 공중 작전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자신했다.
KF-21과 무인 편대기의 결합은 미국·호주·유럽 등 국방 선진국들이 추진하는 분산형 유·무인 작전이라는 세계 추세와 흐름을 같이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율 운항 기술을 핵심으로 삼아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전력화하도록 설계한 한국의 접근 방식은 역내 긴장이 높아지고 주변국들이 무인기 전력과 방공망에 막대하게 투자하는 지금 상황에 대응하는 중요한 국방 연구개발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추가 평가와 기술 개선 작업이 계속되며, 이 사업은 앞으로 미래 전투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