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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저임금 근로자 임금 상승세 멈췄다…상위권은 여전히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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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저임금 근로자 임금 상승세 멈췄다…상위권은 여전히 탄탄

2020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임금 상승률 추이. 사진=스태티스타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임금 상승률 추이. 사진=스태티스타

미국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이어진 ‘고속 성장기’를 마치고 둔화된 반면에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은 비교적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펴낸 임금 성장 추이 보고서에서 지난 7월 하위 25% 소득 근로자의 연간 임금 상승률이 3.7%로 지난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에는 7.5%에 달했으나 이후 급격히 둔화됐다. 같은 기간 상위 25%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4.7%를 기록했다.

◇ 산업별 격차 확대


미 노동부가 이달 초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여가·접객 업종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2.83달러(약 3만1900원)로 전년 동월 대비 3.5% 올랐다. 반면, 정보통신 업종은 52.61달러(약 7만3500원)로 5.4%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2월 여가·접객 업종 임금이 전년 대비 14% 올랐고 같은 기간 정보통신 업종은 2% 미만에 그쳤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 노동시장 냉각이 주원인


WSJ은 지난 2015년 전후로 시작된 저임금 근로자 임금 격차 축소 흐름이 코로나19 사태 국면의 인력난으로 가속화됐지만 최근 노동시장이 식으면서 다시 역전됐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 실업률은 지난 2023년 4월 3.4%에서 지난 7월 4.2%로 상승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WSJ은 “저임금 근로자들은 이직을 통해 임금 인상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는 그 기회가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7월 기준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은 4.3%로 같은 직장에 남은 근로자의 상승률과 동일했다.

◇ 소비 위축 우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하위 3분위 가구의 세후 임금·급여는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상위 3분위는 2.9% 늘었다. 하위 3분위 가구의 3개월 평균 카드 소비액은 0.2% 줄었으며 같은 기간 상위 3분위 가구는 1.2% 증가했다.

WSJ은 저소득층이 추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소비에 쓰는 특성을 감안할 때 임금 정체가 소비 둔화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