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분석 "AIS 신호 차단·스푸핑"… 179척 중 122척, 1월부터 7월까지 '위법 활동'
이란, '제재' 후 중국 원유 구매 의존도↑… 중국, 말레이시아 경유 '이란산' 원유 수입
이란, '제재' 후 중국 원유 구매 의존도↑… 중국, 말레이시아 경유 '이란산' 원유 수입

이는 제재 대상인 이란이 귀중한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불법 활동'을 통해 석유 수출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1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를 받은 이란 관련 유조선 179척 중 122척이 1월부터 7월까지 자동 식별 시스템(AIS)의 신호 전송을 차단하거나 위조하려 시도했다.
AIS는 선박의 충돌 방지 및 위치 추적을 위한 필수 시스템이다. AIS 전송을 장기간 꺼두거나, 의도적으로 부정확한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스푸핑(spoofing)' 등의 수법이 사용되었다. 이는 지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두 선박 중 한 척은 지난 3월 중국 산둥성을 출발했으며, 6월에 신호가 차단된 후 7월 중순 말레이시아 근처에 다시 나타났다. 경로를 위조하려 시도한 122척의 유조선 중 107척은 대부분 페르시아만 근처에서 24시간 이상 AIS를 끈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 UANI(United Against Nuclear Iran)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2019년부터 2024년 사이에 약 70% 증가했으며, 이 중 90%가 중국으로 향했다.
이는 이란이 2018년 미국의 제재 이후 중국의 원유 구매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이란 원유 수입은 제재 이후 급감하여 2023년 이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수치 간의 격차는 원유의 이란산 원산지를 숨기기 위한 시도를 의미한다. 일본 금속에너지안보기구의 도요다 코헤이(Kohei Toyoda)는 "이란에서 생산된 석유는 AIS 신호 차단 및 위치 스푸핑과 같은 전술을 사용하여 말레이시아 석유로 위장되어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석유 수출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와 선박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되었다.
지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지연시켰지만, 히토츠바시 대학의 아키야마 노부마사(Nobumasa Akiyama) 교수는 "석유 수출은 핵 프로그램의 자금원이다.
그들이 계속된다면 이란의 핵 개발을 진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경로를 위조하며 운항하는 선박이 증가하면 해양 사고 위험도 커진다.
2024년 말레이시아 해안에서 발생한 유조선 충돌 사고는 이란 석유를 운송하던 선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재를 회피하려는 노력은 환경과 인명의 안전에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