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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산업심리지수 3년 만에 최저치인 86.6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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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산업심리지수 3년 만에 최저치인 86.6 기록

7월 5개월 연속 하락, 미국 관세와 캄보디아 갈등 우려
최대 수출시장 미국의 19% 관세 부과로 경기 불안 확산
태국 방콕의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방콕의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사진=로이터
태국의 산업심리지수가 미국의 관세 부과와 캄보디아와의 국경 갈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7월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태국 산업연맹(FTI)이 발표했다고 1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FTI에 따르면 산업심리지수는 6월 87.7에서 7월 86.6으로 하락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태국 제조업계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조사가 미국이 태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9%로 설정하기 전에 실시됐다는 것이다. 실제 관세 부과 이후 태국 기업들의 심리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작년 전체 출하량의 18.3%인 550억 달러를 차지했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태국 경제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부과의 배경에는 환적 문제가 있다.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태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산업심리를 압박하는 요인은 미국 관세만이 아니다. FTI는 캄보디아와의 국경 갈등도 주요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양국 간 국경 분쟁은 무역과 물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태국 기업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외에도 북부 지역의 홍수 피해가 제조업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태국은 매년 우기철 홍수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으며,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홍수는 공장 가동 중단과 물류 차질을 초래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내수 시장의 구매력 약화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태국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내수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태국 제조업은 자동차, 전자제품, 섬유, 식품 가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의 생산 기지로 활용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태국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관세로 인해 태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정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 다변화와 내수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 내 무역 확대와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당분간 어려운 경제 상황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관세의 직접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제조업 인프라, 숙련된 노동력 등은 여전히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