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제철' 향한 큰 걸음...단기 가스 사용에 '친환경 위장' 지적도
원주민 협의 등 과제 남아...호주 철광석 수출 지형 바꿀지 주목
원주민 협의 등 과제 남아...호주 철광석 수출 지형 바꿀지 주목

지난 18일(현지시각) 호주 ABC에 따르면 서호주 환경보호청(EPA)은 포스코가 포트헤들랜드에 짓는 '포트헤들랜드 아이언(PHI)'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필버라 지역의 풍부한 철광석 원광을 가공해 해마다 200만 톤의 열간성형철(HBI)을 생산한다. HBI는 기존 철광석에 비해 불순물이 적고 가공이 쉬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 5월 슈퍼파워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HBI는 호주의 철광석 수출 수익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
◇ 2050년 목표에도...'초기엔 친환경 아니다' 논란
이 프로젝트는 처음 이름이 '포트헤들랜드 그린 스틸 프로젝트'였을 만큼 친환경 제철을 궁극 목표로 삼는다. 계획에 따르면 2050년까지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채울 예정이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가스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써야 해 '친환경 위장'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우려에도 서호주 EPA는 프로젝트가 가져올 긍정 효과에 더 무게를 실었다. EPA는 보고서에서 "프로젝트가 가동 초기에 상당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제철 공정의 탈탄소화를 도와 세계 탄소 배출량 감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승인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 제안이 서호주 재생 수소 산업의 상업적 조력자 노릇을 할 잠재력도 주목한다"고 덧붙이며, 이 프로젝트가 앞으로 청정에너지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 지역사회는 '경제 다각화' 기대...원주민 협의는 과제
지역 사회는 이번 결정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피터 카터 포트헤들랜드 시장은 프로젝트가 단순한 원광 수출항이었던 도시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리라 평가했다. 카터 시장은 "우리는 항상 철광석 항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포스코 같은 기업이 친환경 제철 공장을 짓는 것은 다른 산업들을 유치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장이 도심에서 15km 떨어진 부다리 전략 산업 지구에 있어 아산화질소 배출 등에 따른 대기오염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환경 승인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프로젝트가 최종 착공에 들어가기까지는 과제가 남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지의 원주민 토지 소유권을 가진 카리야라족과 토지 사용 계약을 맺는 일이다. 현재 카리야라족과 서호주 정부 간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설립된 포트헤들랜드 아이언(PHI) 대변인은 "이번 환경 승인은 최종 투자 결정을 고려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