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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모건 스탠리 "AI, S&P500 시가총액 16조 달러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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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모건 스탠리 "AI, S&P500 시가총액 16조 달러 늘릴 것"

알파벳·MS 등 빅테크 4사, 3년간 1조 달러 투자…'AI 군비 경쟁' 점화
단순 기술 도입 넘어 조직·인재 혁신이 성패 갈라…'기업 경쟁력 바로미터' 부상
AI 붐으로 시총이 16조 달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AI 붐으로 시총이 16조 달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며 세계 주식 시장이 움직이는 가운데, 실제 수익 규모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나와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AI 도입으로 S&P 500 기업들이 해마다 1조 달러(약 1384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추가로 거두고, 전체 시가총액이 최대 16조 달러(약 2경 2156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배런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각) 인용한 모건 스탠리 스티븐 버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은 해마다 총 9200억 달러(약 1274조 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9200억 달러(약 1274조 원)라는 액수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S&P 500 기업이 거둬들인 세전 순이익은 총 2조 5000억 달러(약 3462조 원)였다. 여기에 9200억 달러(약 1274조 원)가 더해진다면, 기업들의 세후 순이익은 약 40% 급증하고 영업이익률은 6%포인트 올라 22%를 웃돌 수 있다는 것이 배런스의 분석이다. 특히 모건 스탠리는 AI 도입으로 S&P 500 기업 총인건비의 41%에 이르는 약 1조 달러(약 1384조 원) 규모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90%가 넘는 업무가 AI의 영향권에 들어서며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 1조 달러 쏟아붓는 빅테크…가치 창출의 동력
이러한 가치 창출은 효율을 높이고 인력을 줄이며 자동화를 이루는 비용 절감 방식과 신제품·서비스 출시 같은 새로운 매출을 만드는 방식의 결합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조사에 응한 기업 리더 70%는 AI가 이미 눈에 보이는 수익을 냈다고 답해 이런 전망을 뒷받침했다. 버드 애널리스트는 일각에서 나오는 일자리 감소 우려를 두고, 생산성을 높이면 길게 봤을 때 다른 분야의 고용을 늘리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가치 창출 이면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엄청난 투자가 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아마존닷컴 등 4대 빅테크 기업의 AI 관련 자본 지출은 2025년에만 3400억 달러(약 47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5년 지출 규모는 2024년에 비해 50% 늘어난 수준으로, 2026년에는 여기서 20%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부터 3년 동안 이들 4개사가 쏟아부을 금액은 1조 달러(약 1384조 원)에 가깝다.

◇ '낙수 효과' 넘어선 시장 재편…AI 도입이 핵심 경쟁력

물론 AI가 가져올 혜택이 짧은 기간에 실현되거나 모든 이익이 기업에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기술 발전과 서비스 혁신을 거쳐 소비자에게 돌아갈 몫이다. 그런데도 모건 스탠리는 AI가 지닌 잠재력이 S&P 500의 시가총액을 최소 13조 달러(약 1경 8002조 원)에서 최대 16조 달러(약 2경 2156조 원)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S&P 500 전체 시가총액이 60조 달러(약 8경 3088조 원)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하면, AI가 앞으로 시장을 22%에서 27%가량 더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모건 스탠리는 이러한 시장 성장 효과가 일부 대기업에만 혜택이 쏠리는 단순한 낙수 효과를 넘어선다고 진단했다. AI 채택 속도와 질이 이제는 시험 단계를 지나 실제 매출과 비용 절감 성과를 내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모건 스탠리는 AI를 빨리 도입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주가 상승과 이익률 개선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조직의 AI 적응·혁신 능력과 인재 재교육 같은 '2차 효과'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