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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 '후계자' 김주애 전면 등장…김정은 방중길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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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 '후계자' 김주애 전면 등장…김정은 방중길 동행

10대 딸 첫 해외 순방길 동행…'존경하는 자제분' 칭호 이어 파격 행보
국정원 "가장 유력한 후계자" 평가…'백두혈통' 내세워 여성 지도자 포석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선 딸 김주애(오른쪽). 이번 방문은 그녀의 첫 외국 순방으로, 후계자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KCNA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선 딸 김주애(오른쪽). 이번 방문은 그녀의 첫 외국 순방으로, 후계자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KCNA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동행하며 국제 무대에 전격 데뷔했다. 김 위원장의 첫 다자회의 참석길에 오른 10대 딸의 모습이 2일(현지시각) 공개되자, '미래 권력'을 전면에 내세운 북한의 후계 구도를 두고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BBC,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장갑열차가 2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그가 내리는 순간 바로 뒤에는 단정한 옷차림의 김주애가 서 있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이 모습이 확인됐으며, 국가정보원 역시 2일 사진 속 인물이 김주애라고 판단하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은 사실상 김주애의 국제무대 '데뷔'라는 평가가 나온다.

◇ '존경하는 자제분'…10대에 권력 중심부로


김 위원장의 자녀는 3명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수와 순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둘째 딸로 알려진 김주애의 존재는 2013년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언급하며 세간에 처음 알려졌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그는 2022년 11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아버지와 함께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북한 권력의 중심부로 빠르게 진입했다. 평양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승마, 수영, 스키를 즐기는 10대 소녀가 군사 퍼레이드 주석단과 고위급 연회 등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특히 북한 매체는 김주애에게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 극존칭을 사용한다. 김정은 위원장 본인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뒤에야 '존경하는 동지' 칭호를 얻었던 전례와 비교하면, 사실상 후계자 수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낳는 대목이다.

◇ '백두혈통' 앞세워 가부장제 넘나


국가정보원은 2024년 1월, 김주애를 김 위원장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공식 평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과 군부 등 북한 핵심 엘리트들의 수용 여부 등 '변수가 많다'는 단서를 달았다.

북한은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3대 세습을 이어온 철저한 가부장 사회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어린 딸을 조기에 공개 석상에 내세운 것을 두고 여성 지도자를 향한 내부 인식을 바꾸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김씨 일가가 '백두혈통'이라는 신성한 정통성을 강조하는 만큼, 성별보다 혈통을 앞세워 4대 세습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주애는 군수공장 시찰과 관광지구 준공식 등 국가 중대사에 빠짐없이 동행했으며, 군 수뇌부로부터 경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건강 정보 유출을 철저히 막고자 이번 순방에 개인 전용 화장실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