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 연간 가스 1,000억㎥ 이상 中 공급 합의… 美 에너지 지배 야심 '제동'
EU, 더 비싼 '美 LNG'에 의존… 中 대비 '에너지 가격 경쟁력' 열위 심화
EU, 더 비싼 '美 LNG'에 의존… 中 대비 '에너지 가격 경쟁력' 열위 심화

이번 러-중 협정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그 공백을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로 채우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 유럽의 에너지 전략은 이제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의 움직임에 의해 좌우되는 복잡한 상황에 처했다.
러시아-중국 파이프라인 협정은 유럽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유럽은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보다 훨씬 비싼 미국산 LNG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는 유럽 기업들이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생산된 제품의 최종 가격이 상승하여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는 원인이 된다.
반면, 중국은 저비용 에너지를 확보하여 자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유럽 산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라보뱅크의 플로렌스 슈미트 에너지 전략가는 "유럽은 자동으로 중국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국의 LNG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생산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도 복잡한 변수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인해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격이 충분히 높아지면 더 많은 가스가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
이는 유럽 구매자에게 LNG를 더욱 비싸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 지도부가 중앙아시아와 같은 파이프라인 가스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할 가능성을 높인다.
러-중 가스 협정은 단순한 양자 거래를 넘어선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이는 유럽을 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중국에 대한 경쟁 열위를 심화시키는 딜레마에 빠뜨리며,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지배' 야심에도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