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결실, 초기 250대 납품 후 최대 1000대까지 확대
카타르 400대 계약 이어 오만 등도 관심…수출 전선 이상무
카타르 400대 계약 이어 오만 등도 관심…수출 전선 이상무

튀르키예는 지난 5일 수도 앙카라에 있는 BMC 공장에서 알타이 전차의 양산 개시를 공식화했다. 튀르키예 육군은 초기 물량 250대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운용 대수를 최대 1000대까지 늘려 기갑 전력 현대화에 나선다.
알타이 전차 개발에는 한국 방산 기업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현대로템은 전차 설계 전반에 걸쳐 기술 지원을 제공했고, 삼양컴텍은 전차의 방호력을 좌우하는 첨단 탄화규소 세라믹 복합장갑을 공급했다. 특히 삼양컴텍의 이번 수출은 한국 국외에서 생산되는 전차에 국산 세라믹 장갑이 직접 공급된 첫 사례로, 한국 방위사업청이 이를 승인했다. 양국 간 협력에는 방어 소재 공동 연구도 포함됐다.
◇ K2 기반으로 독자 성능 구현…튀르키예 기술 접목
엔진은 1500마력의 한국산 DV27K 디젤 엔진을 장착해 도로 기준 최고 시속 65km, 야지에서 시속 45km의 기동력을 발휘하며, 최대 항속거리는 500km에 이른다. 자동 장력 조절 기능이 포함된 전자제어식 유기압 현수장치(ISU)를 장착해 다양한 지형에서의 기동성을 높였다. 방호력은 실시간 적외선·레이저 감지 시스템과 반응장갑, 화학·생물학·방사능(CBRN) 방호 설비를 갖춰 독일의 레오파르트, 미국의 에이브람스 등 서방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들과 대등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튀르키예 국영 방산업체 아셀산(Aselsan)은 사격통제장치, 통신 및 전장관리 시스템, 전자전 장비 등을 통합해 360도 전방위 상황인식 능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STANAG 4385 표준 탄약과 호환되며 레이저 유도탄 발사 능력도 갖췄다.
◇ 단계적 성능 개량…수출 시장 정조준
튀르키예는 2008년 10억 달러를 투자해 전차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초기 설계는 오토카르(Otokar)가 맡았으나 2018년 BMC가 생산권을 인수했다. 앞서 2023년 튀르키예군에 인도한 양산형 전차가 성능 시험을 통과하며 신뢰성을 입증했다. 튀르키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단계적인 성능 개량을 추진한다. T1 모델 이후에는 1800마력급 자국산 '바투(BATU)' 파워팩을 탑재한 T2 모델과 무인 포탑을 적용한 T3 모델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납품은 2025년 훈련용 3대를 시작으로 2026년 11대, 2027년 41대, 2028년 30대를 인도한 후 T2 모델 165대를 생산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양산을 담당하는 앙카라 공장은 산업용 로봇 등 최신 제조 기술을 도입한 첨단 생산 시설이다.
알타이 전차는 이미 국제 시장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카타르가 40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오만과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도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튀르키예는 자국군 전력화를 안정적으로 마친 뒤, 알타이 전차를 앞세워 중동과 아시아 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방산 강국으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