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항공택시 사업 중단...CEO·CTO 동시 사퇴 후 개발 잠정 중단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항공택시 사업 중단...CEO·CTO 동시 사퇴 후 개발 잠정 중단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상용화 2028년 목표 차질…미국 자회사 슈퍼널 사업 전략 재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한 대규모 비행택시 사업이 중단 상황에 놓였다. 이미지=챗GPT-4o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한 대규모 비행택시 사업이 중단 상황에 놓였다. 이미지=챗GPT-4o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한 대규모 비행택시 사업이 예상치 못한 중단 상황에 놓였다. 현대차의 미국 자회사 슈퍼널은 최고경영자(CEO) 신재원이 지난달 28일 고문으로 위촉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맥브라이드도 이후 사퇴하면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개발을 일시 중단했다고 INKL이 15일(현지 시각) 전했다.

슈퍼널은 이번 조치를 통해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실행과 운영 중심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원 CEO는 2019년부터 현대차 첨단항공모빌리티(AAM)를 이끌었고, 2021년부터 슈퍼널을 맡았다. NASA에서 30년간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로 일한 그는 개발 분야에서 깊은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지난해 3월 합류한 맥브라이드 CTO 또한 NASA 암스트롱 비행연구센터장 출신으로 40년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회사는 데이비드 로트블랫 사업개발 담당이 임시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맡아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새 경영진은 사업 방향성과 일정을 다시 평가하는 중이다.

올해 3월 슈퍼널은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항에서 S-A2 모델의 첫 계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 기체는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있고, 시속 193㎞ 속도로 최장 40~64㎞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8개의 틸팅 로터로 이착륙하며 소음도 낮아 일상생활에 큰 방해가 없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자유비행 시험은 아직 하지 못했으며, 2028년 상용화 목표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약 29조 원)를 투자하는 계획에서 슈퍼널에만 60억 달러(약 8조 원)를 배정했다. 다만 지난해 슈퍼널은 653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수익성 확보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eVTOL 산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독일 릴리움이 10월에 파산을 신청했고, 볼로콥터도 12월에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반면 토요타 지원을 받는 조비 에비에이션은 파트너십 확대에 성공하는 등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의 미래 사업인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도 2024년 5월 대규모 인력 감축과 경영 구조조정을 거쳤다. 현대차는 10억 달러(약 1조3900억 원)를 투자해 과반 지분을 확보했으나 로보택시 상용화 일정은 2026년으로 미뤄졌다.

eVTOL 시장은 올해 5억2400만 달러(약 7300억 원) 규모에서 10년 뒤 18억9970만 달러(약 2조64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안정적 운항의 관건인 규제와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면서 상용화 속도도 조절받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AAM 산업을 선구적인 분야의 당연한 발전 과정으로 바라보며,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슈퍼널은 새로운 CEO를 찾고 있으며, 새 경영진이 최적의 사업 전략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