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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이사회 “머스크에 ‘1380조원 보상안’ 찬성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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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이사회 “머스크에 ‘1380조원 보상안’ 찬성해달라”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최대 1조 달러(약 1382조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승인해줄 것을 주주들에게 요구했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의 보상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곧 테슬라의 미래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상 최대 규모 보상안


16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덴홀름 의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AI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등 테슬라의 변혁기에 회사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은 머스크뿐”이라며 “세대적 리더를 위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초대형 보상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안건은 모든 목표가 충족될 경우 주식옵션으로 최대 1조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기존 보상안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다.

이사회는 불과 얼마 전에도 약 29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보상안을 주주 승인 없이 지급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럼에도 새 안건을 밀어붙이며 구글 광고까지 집행해 주주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실적 부진에도 ‘머스크만 가능’ 주장


덴홀름 의장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는 회사와 무관하다”며 “CEO로서 성과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차량 판매는 최근 2년 연속 감소했고 순이익은 3년째 줄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도 머스크가 2018년 약속했던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테슬라 주가뿐인데 이는 머스크의 발언과 약속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라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 11월 주총서 표결


테슬라 주주들은 오는 11월 6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보상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한다. 일렉트렉은 “이사회가 수억달러 규모의 보상을 챙겨왔고 머스크 보상안을 지지하는 이유도 결국 자신들의 과도한 보상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이미 최대 주주이자 세계 최고 부호임에도 다시 초대형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탐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전 CEO가 재직 시 주식 보상을 받지 않고 연봉 8만 달러(약 1억1000만 원)만 수령했던 사례와 대비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