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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셀 1억 1200만 달러 배상’ 평결 취소…삼성전자, 계약만료 분쟁서 반격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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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셀 1억 1200만 달러 배상’ 평결 취소…삼성전자, 계약만료 분쟁서 반격 성공

텍사스 법원 "배심원 평결, 절차·실체적 근거 불충분"…재심 명령
2021년 기술사용 계약 만료 후 분쟁…맥셀 "독일·일본서 소송 계속"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가 일본 맥셀(Maxell)에 1억 1200만 달러(약 1560억 원)를 배상하라고 한 배심원단 평결을 파기했다고 법률 전문 매체 로360(Law360)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5월 나온 배심원 평결을 절차와 실체 판단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와 맥셀의 전 모회사인 히타치가 2011년 맺은 10년짜리 특허 기술사용 계약이 2021년 끝나면서 시작됐다. 맥셀은 삼성전자가 계약 갱신 없이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2023년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이 된 스마트폰·스마트홈 특허 3건

앞서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맥셀의 특허 3건을 고의로 침해했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이 침해를 인정한 특허는 ▲터치스크린 기반 지능형 사용자 인증 기술(US 8,982,086) ▲특정인 인식 기반 스마트 영상 재생 기술(US 10,176,848) ▲다중 그룹 분류 미디어 관리 시스템(US 11,017,815) 등이다. 당시 배심원단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홈 기기 등이 이 특허들을 침해했다고 봤다.

하지만 담당 판사는 배심원 평결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재심을 명령하거나 맥셀 승소 판결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소송 과정 내내 해당 특허가 무효이고 침해 사실도 없다고 강력하게 맞서왔다.

소송 장기화 전망…계약 만료 후 분쟁 새 선례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는 대규모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반격할 기회를 잡았지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맥셀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소송을 이어갈 뜻을 밝혀 최종 승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법조계는 특허 소송에서 법관이 배심원 평결을 다시 검토해 뒤집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번 판결은 라이선스 계약 종료 후 기술 사용 문제의 중요성과 다국적 특허 분쟁 관리의 복잡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