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속보]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현대차 이민 단속 사태 수습 위해 방한

글로벌이코노믹

[속보]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현대차 이민 단속 사태 수습 위해 방한

475명 구금 후폭풍 속 긴급 회동…한미 경제 협력 시험대
LG·SK 등과도 연쇄 회동, 투자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
2025년 3월 26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미디어 투어 및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함께 아이오닉 9 전기차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26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미디어 투어 및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함께 아이오닉 9 전기차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 현대차 공장 이민 단속 사태의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전격 방한한다. 21일(현지시각)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켐프 주지사의 이번 순방은 지난 9월 4일 한국인 노동자 475명이 구금된 사건을 계기로 성격이 급변했다.

당초 포괄적인 경제 협력 강화가 목적이었으나,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한 사태를 봉합하고 사업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긴급 현안 대응에 무게가 실렸다. 조지아주 최대 투자 사업의 명운이 걸린 이번 방문으로 한미 경제 협력 관계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단속 사태로 급변한 방한 목적


물론 이번 순방 계획은 이민 단속 이전에 이미 추진하고 있었다. 켐프 주지사 대변인은 "이번 순방은 9월 4일 이전에 계획했다"며 "모든 경제 개발 임무와 마찬가지로, 이런 행사를 확정하는 데에는 수개월의 조직과 준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단속 사태가 터지면서 순방의 무게감과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다. 단순한 경제 협력 논의를 넘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지켜내고 미국 내 정치를 고려해야 하는 켐프 주지사에게 이번 방문은 외교 시험대가 됐다. 켐프 주지사의 이번 방문은 2019년, 2020년, 2023년에도 있었지만, 이전과 달리 현안을 직접 다루고 지역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뚜렷한 목적을 둔다.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메타플랜트는 조지아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이런 가운데 터진 이번 사태는 사업의 안정적인 진행에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 현대차의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는 AJC에 이번 단속 탓에 배터리 공장 완공이 두세 달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금된 많은 한국 국적 노동자들은 배터리 공장 건설에 꼭 필요한 첨단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들이었지만, 알맞은 비자 서류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와 현대차는 생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줄이려고 힘껏 협력하고 있으며, 켐프 주지사의 한국 방문은 양측의 신뢰를 되찾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강한 신호로 읽힌다.

"비자 문제 해결"…투자 신뢰 회복 나서


켐프 주지사는 사태를 수습하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한국과의 오랜 무역 협력 관계를 내세우며, 한국 기업 직원들이 조지아주 시설에서 원활하게 일하도록 간소화된 비자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연방 정부에 제안했다. 한국은 조지아주의 세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다. 켐프 주지사는 "나는 백악관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 조지아에서 사업하는 좋은 기업들을 위해 비자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해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켐프 주지사의 한국 방문은 그의 정치 행보에서도 뜻이 깊다. 임기 후반기를 맞은 그에게 이번 순방은 외교 역량을 보여주고 나라 안팎에 이름을 알려 앞으로 다른 길을 찾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열흘가량 한국에 머무는 동안 켐프 주지사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LG, SK, 한화, CJ처럼 조지아주에 이미 진출했거나 투자를 생각하는 다른 한국 대기업 관계자들과도 만난다. 이들과의 만남에서는 투자 확대와 일자리 만들기를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서배너 경제개발청의 트립 톨리슨 청장은 켐프 주지사의 방문이 현대차와의 만남을 넘어, 서배너 지역과 한국 재계 전체의 관계를 단단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이번 방문은 우리의 기존 계획을 돕고 지도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양측의 관계, 목적, 역할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켐프 주지사는 한국을 찾은 뒤 오는 10월 28일과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 남동부 주지사 연합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주지사 대변인은 "이번 참석은 조지아주의 문화, 교육, 경제 협력 관계를 튼튼하게 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 가운데 하나와 관계를 깊게 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변동, 관세 위협 같은 여러 경제 어려움 속에서 이뤄지는 이번 아시아 순방은 단순한 투자 유치 행사를 넘어, 조지아주의 세계 경제 전략을 시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