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에도 현금 선호 지속..."주식 고평가 우려로 관망세"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업계 조사기관인 크레인 데이터가 집계한 머니마켓펀드 자산이 지난주 7조 7000억달러(약 1경 721조 원)를 넘어섰다.
연준 금리 인하에도 머니마켓펀드 자산 사상 최고치
크레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첫 4일간 머니마켓펀드로 600억 달러(약 83조 원) 이상이 들어오면서 전체 자산 규모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연준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 4.75~5.00%로 조정한 뒤에도 투자자들의 현금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머니마켓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2022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시점부터 본격화했다. 주로 단기 국채를 보유하는 이들 펀드의 수익률이 금리 상승과 함께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현금성 자산을 선호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크레인 데이터의 피터 크레인 대표는 투자자들이 쌓아놓은 막대한 현금을 당분간 주식 같은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지 않고 머니마켓펀드에 그대로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률 4% 넘어서며 예금보다 6배 이상 높아
머니마켓펀드의 매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크레인의 100개 머니마켓펀드 지수 기준으로 지난달 말 현재 7일 연환산 순수익률은 4.1%를 기록했다. 이는 뱅크레이트 조사에서 나타난 은행 저축예금 평균 연 수익률 0.6%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임원 채용 전문가 톰 워드는 "금리가 하락한다고 해서 주식으로 몰려갈 생각은 없다"며 "관망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워드는 자신의 자산구성 중 약 40%를 머니마켓펀드에 보관하고 있으며, 더 높은 수익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상당 부분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앱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자산관리사 브라이언 제이콥스는 "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로 더 많은 자금을 옮겼을 수 있지만, 보유 현금 비중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 "주식 고평가" 우려로 현금 보유 지속
미국개인투자자협회 조사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현금 배분 비중은 2022년 금리 인상 직전 수개월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일부 지표로 측정할 때 주식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거주하는 보험계리사 매트 보니는 "시장이 좀 더 합리한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상당한 현금 보유가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보니는 수년간 거의 모든 퇴직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자했지만 최근 머니마켓펀드 비중을 늘려 퇴직 저축의 약 5분의 1을 보관하고 있다.
제이콥스는 "부유한 사회일수록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사람들이 현금을 보유하는 이유는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 때문이 아니라 완충 역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연말까지 8조 달러 돌파 전망"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에게 그렇게 많은 완충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 전략가 팀은 최근 권장 현금 비중을 기존 10%에서 5%로 절반 줄이며 주식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머니마켓펀드 현금 보유 규모는 연말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인 대표는 머니마켓펀드 총 자산이 2026년까지 8조 달러(약 1경 110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11월과 12월은 통상 머니마켓펀드에 유리한 달이며, 기업과 정부도 국채보다 금리 변동에 둔감한 머니마켓펀드에 일시 현금을 보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자산구성에서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2023년 이후 주가 급등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이 좀 더 저렴해질 때까지 현금 축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