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초 실거래 규모 적용으로 시장 효율성 대폭 향상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이는 금융권에서 실제 거래 규모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의 효용을 입증한 첫 사례다.
실거래 데이터로 검증된 성과
HSBC는 IBM과 함께 익명 처리된 유럽 채권 거래 기록 수백만 건을 대상으로 양자컴퓨터와 기존 컴퓨터를 결합해 가격 예측 모델을 운용했다. 평균적 알고리즘보다 34% 높은 예측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시장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음을 입증했다.
HSBC 그룹 퀀텀 기술 책임자 필립 인탈루라(Philip Intallura)는 “실제 규모의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상업용 환경에서 성과를 낸 것은 금융권 최초”라고 말했다.
채권 시장 의미와 전문가 시각
채권은 기관투자가의 핵심 자산으로, 미세한 예측 차이가 수억 달러 이익으로 이어진다. 컨설팅사 맥킨지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양자컴퓨팅 시장이 지난해 약 40억 달러(약 5조 6000억 원)에서 향후 10년 내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 프랑크푸르트 사무소 파트너 헨닝 솔러(Henning Soller)는 “채권 가격을 단 1%만 더 정확히 맞춰도 대규모 거래에선 막대한 수익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헤론 프로세서 운용 방식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는 단위를 이용해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한다. HSBC와 IBM 연구팀은 헤론 프로세서의 얽힘 특성과 고속 검색 알고리즘을 결합해 대규모 채권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했다. 헤론 프로세스는 IBM이 개발한 차세대 양자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로 기존 큐비트보다 얽힘(entanglement)과 오류 교정 능력이 크게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수십 개 큐비트를 탑재해 복잡한 문제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다.
IBM 양자컴퓨팅 부문 부사장 제이 감베타(Jay Gambetta)는 “두 회사의 전문성을 합치자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경쟁 구도와 업계 파급력
금융권에서는 HSBC의 성과를 계기로 양자컴퓨팅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는 양자컴퓨터로 완전 무작위 수열을 생성해 암호화 및 거래 분석에 활용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주요 기술기업도 양자칩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 중이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리사 장(Lisa Zhang)은 “이번 시범사업이 금융권에 양자컴퓨팅을 접목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SBC 글로벌 알고리즘 크레딧 트레이딩 책임자 조쉬 프리랜드(Josh Freeland)는 “실시간 거래 환경에 투입하기 위해선 계산 오류를 더 줄이고 안정성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SBC는 올해 말 라이브 테스트를 추진하고, 헤론 후속 세대 프로세서 적용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HSBC의 시범사업이 다른 은행들의 연구 속도를 한층 높일 것”이라며 “금융서비스의 미래가 크게 앞당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