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등 소비자 가전 부진 AI 서버가 메꿔…'탈애플' 신호탄
미·중 갈등 속 '탈중국' 가속…미국 내 생산 확대로 관세 위험 대응
								미·중 갈등 속 '탈중국' 가속…미국 내 생산 확대로 관세 위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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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아이폰 협력사’라는 꼬리표가 무색해졌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기업 폭스콘(Foxconn)으로도 알려진 혼하이정밀공업(Hon Hai Precision Industry Co., Ltd)이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 덕분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핵심 사업인 아이폰 조립 부문이 정체된 가운데, AI 기반 시설 구축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라는 지정학의 파고 속에서 ‘탈중국’ 생산기지 다변화를 서두르며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혼하이는 지난 3분기(7~9월) 매출이 2조 600억 대만 달러(약 678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수치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분석가들의 예상치와 일치한다. AI 서버 공급 확대와 국제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 참여가 성장을 이끌었다.
아이폰 지고 AI 서버 뜨고…체질 개선 성공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AI 서버 사업이다. 혼하이는 엔비디아의 핵심 협력사로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칩을 탑재한 서버 조립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회사 측은 해당 분기 서버 부문 매출이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주력인 소비자 가전 사업은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챗GPT의 등장이 촉발한 전 세계 AI 기반 시설 투자 열풍이 혼하이의 실적을 직접 견인한 셈이다.
세계 기술 대기업들은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위해 데이터센터 확충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자본이 반도체, 네트워크, 서버 분야로 빠르게 흘러들고 있으며, 엔비디아 같은 칩 제조사부터 네트워킹 장비 업체, 그리고 최종 단계에서 이를 물리 서버로 구현하는 혼하이와 같은 기업이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혼하이는 오픈AI가 소프트뱅크 그룹,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는 약 4000억 달러(약 560조 원) 규모의 초대형 AI 기반 시설 사업 ‘스타게이트(Stargate)’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스타게이트는 미국에 5개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는 사업으로, 혼하이는 이곳에 엔비디아 칩 기반 AI 서버를 공급하는 중책을 맡았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서비스가 아직 주류가 아닌데도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됐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정학 위험 속 '탈중국'…미국이 기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격화하는 지정학의 위험은 혼하이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미·중 무역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혼하이는 지난 5월, 잠재 여파를 고려해 한 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에 대한 과도한 생산 의존도가 오히려 족쇄가 된 셈이다. 이에 혼하이는 생존을 위해 다국적 생산망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기업에는 예외를 두겠다고 밝힌 점은 혼하이의 ‘탈중국, 친미국’ 전략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혼하이는 이미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의 지원 아래 미국 내 생산 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경영진은 기존에 공장을 운영 중인 위스콘신과 텍사스 캠퍼스에 AI 서버 생산 라인을 늘릴 계획이라고 공식화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무역 분쟁의 피해를 줄이는 수동적 대응을 넘어,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에 편승해 관세 위험을 줄이고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혼하이는 소비자 전자 부문의 정체를 AI 서버 사업의 고성장으로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다. 다만 미·중 관계와 고율 관세 정책이 장기 위험으로 남아있어, 미국 내 제조 기반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함께 추진하는 중이다. 단순 소비자 가전 조립업체를 넘어 세계 AI 기반 시설의 핵심 제조 협력사로 거듭나려는 혼하이의 중대한 전환이 본궤도에 올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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