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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조 원 쏟아붓는 AI 기지촌…에빌론, 4년간 10GW 구축에 지역경제 1조 4100억 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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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조 원 쏟아붓는 AI 기지촌…에빌론, 4년간 10GW 구축에 지역경제 1조 4100억 원 효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입지 선정에 땅·전력·재생에너지·규제 네 가지 기준 적용”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백악관이 참여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앞으로 4년 동안 미화 5000억 달러(약 705조 원)를 투입해 미국 전역에 10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10곳을 건설한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백악관이 참여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앞으로 4년 동안 미화 5000억 달러(약 705조 원)를 투입해 미국 전역에 10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10곳을 건설한다. 이미지=GPT4o
지난 5일 배런스는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백악관이 참여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앞으로 4년 동안 미화 5000억 달러(705조 원)를 투입해 미국 전역에 10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10곳을 건설한다고 보도했다.

애빌린(텍사스주) 첫 번째 부지는 1100에이커(445헥타르)에 달하며, 현재 가동 중인 1개 건물만으로도 전체 프로젝트의 거대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프로젝트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빨라졌다. 오라클·오픈AI·소프트뱅크는 지난달 5곳의 추가 데이터센터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 말까지 전체 5000억 달러, 10기가와트 목표 달성을 예정보다 앞당겨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애빌린 부지와 함께 전체 데이터센터 용량은 7기가와트에 육박하며, 향후 3년간 4000억 달러(564조 원) 이상이 투자될 전망이다.

AI 인프라 구축, 전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지난주 애빌린 현장을 방문해 "이곳은 전체 부지의 극히 일부이며, 이 정도로도 챗GPT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10기가와트 컴퓨팅 파워가 구현되면 암 치료법 개발이나 맞춤형 학생 튜터링 같은 혁신적 활용이 가능해진다"면서도 "연산 자원이 제한되면 어느 것을 우선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시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단일 GPU(그래픽처리장치) 랙의 전력 소모량이 최대 50킬로와트에 이르고, 엔비디아 H100 랙의 경우 700~1200와트를 지속적으로 소비한다. 더욱이 AI 모델 훈련은 24시간 연속 가동되어야 하므로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유휴 시간이 없다. 이 때문에 전력 공급 능력이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냉각 시스템, 전력 소모의 40%를 차지


AI 하드웨어가 발생시키는 엄청난 열량은 또 다른 도전 과제다. 냉각 시스템만으로도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30~40%를 차지하며, AI 시설에서는 이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 기존 공기 냉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직접 칩 냉각(direct-to-chip cooling), 액체 침수 냉각(liquid immersion cooling) 같은 첨단 기술이 필수가 됐다.

애빌린 현장에서는 대형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 외에 액체 냉각 시스템이 설치되어 AI 워크로드를 처리하고 있다. 오라클에 따르면 완공 시점에 사용될 광섬유 케이블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16바퀴 돌 수 있는 길이에 이른다.

입지 선정의 4가지 조건


오라클·오픈AI·소프트뱅크는 올 1월부터 30여 개 주에서 300곳 이상의 후보지를 검토해 애빌린을 포함한 6곳을 선정했다. 나머지 5곳은 텍사스 셰클퍼드·밀람 카운티, 오하이오 로즈타운드, 뉴멕시코 도냐아나 카운티, 중서부 비공개 지역이다.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현장에서 "풍부하고 저렴한 전력이 첫 번째 조건"이라면서 "재생에너지 접근성과 낮은 세금·규제 환경이 AI 데이터센터 유치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 AI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에서는 인구 중심지와의 거리보다 전력망 용량, 재생에너지 자원, 송전 접근성, 규제 환경을 우선 고려한다.

건설 붐과 운영 일자리의 격차


애빌린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에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다. 인구 13만 명의 소도시에 공사 인력 6400여 명이 매일 투입되면서 교통 체증이 심각해졌다. 한 현지 우버 운전기사는 러시아워 때 데이터센터 인근 운행을 피한다고 전했고, 다른 운전기사는 아들이 공사 인력과 임대 경쟁을 벌여 아파트 구하기가 몇 달씩 지연됐다고 밝혔다.

건설 단계와 운영 단계 일자리 수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크루즈 상원의원은 "완공 뒤 현장 근무 인력만 1700여 개 정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밝혔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제 운영 인력은 100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같은 면적의 치즈 포장 공장이 500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과 대비된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초기 운영 인력은 57명으로, 연평균 57600달러(8100만 원)를 받을 예정이다.

14100억 원 경제 효과 전망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빌린 개발공사는 "2개 건물만으로도 향후 20년간 직접·간접적으로 10억 달러(14100억 원)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시 재산세 수입만 연간 2260만 달러(319억 원), 카운티 재산세 수입은 연간 1800만 달러(254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라클은 지역 사회 투자를 통해 "학교, 도로, 상하수도, 전력,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고 지역 기업들과 협력해 캠퍼스 운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지역 주민 대상 인턴십과 유급 프로그램, 현장 훈련 과정을 제공해 다양한 교육·경력 배경을 가진 주민들의 기술 분야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기업 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와 사회 구조를 바꾸는 거대한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텍사스 같은 에너지 풍부 지역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