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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월 26일 말레이시아 방문... 태국-캄보디아 휴전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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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월 26일 말레이시아 방문... 태국-캄보디아 휴전 중재

ASEAN 정상회의 참석, 양국 국경분쟁 해결 '쿠알라룸푸르 협정' 서명 추진
7월 5일간 교전으로 48명 사망... 지뢰·중포 철거 요구, 평화 정착 기대
태국 사케오 지방의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따라 분쟁 중인 마을에서 태국 군인과 진압 경찰이 캄보디아 국민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사케오 지방의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따라 분쟁 중인 마을에서 태국 군인과 진압 경찰이 캄보디아 국민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모하마드 하산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26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휴전 협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1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와 미국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휴전을 촉진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양측이 국경에서 모든 지뢰와 중포를 제거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모하마드는 말했다.

그는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예정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도자 회의에서 협정이 서명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하마드는 언론에 "정상회담 기간 동안 우리는 평화와 지속적인 휴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 두 이웃 국가 사이에 쿠알라룸푸르 협정으로 알려진 선언이 서명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의 긴장은 817km의 국경을 따라 경계가 지정되지 않은 지점을 둘러싸고 있으며 7월에 5일간의 치명적인 충돌로 번졌다.

10여 년 만에 양국 간 최악의 전투로 최소 48명이 사망하고 양측 모두 수십만 명이 일시적으로 이재민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과 태국-캄보디아 분쟁 중재가 미국의 동남아시아 외교 강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은 오랜 역사적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 식민 시대의 불명확한 국경 획정이 현재까지 양국 간 긴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프레아 비헤어 사원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7월 교전은 최근 10여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충돌로, 48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양국 군대가 중화기를 동원한 본격적인 교전으로 번지면서 지역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쿠알라룸푸르 협정은 양국이 국경에서 지뢰와 중포를 철거하고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협상을 통한 해결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ASEAN 의장국으로서 역내 평화 유지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과 미국의 중재 참여는 말레이시아의 외교적 노력에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ASEAN 정상회의는 역내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외교 무대다. 태국-캄보디아 휴전 협정 서명이 성사된다면 이는 ASEAN의 분쟁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협정 이행에는 여러 과제가 있다. 지뢰 제거와 중포 철수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또한 국경 획정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협상이 필요하다.

양국 국내 정치 상황도 변수다. 민족주의 정서와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가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과거에도 정치적 이유로 국경 긴장이 고조된 사례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남아시아 정책도 주목된다.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ASEAN과의 관계 강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방문은 그러한 전략의 구체화로 볼 수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가 양국의 타협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의 외교적 압력과 지원이 협상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의 개입이 중국을 자극하여 역내 지정학적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ASEAN은 강대국 간 균형 외교를 중시하는 만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10월 26일 ASEAN 정상회의에서 쿠알라룸푸르 협정이 성공적으로 서명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이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의 실질적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