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3분기 실적 ‘9.3% 급증’…관세·공급망 우려에도 랠리 가속화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불확실성과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3분기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배런스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GM), 3M, GE항공, 코카콜라 등 주요 기업들이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연말 증시 랠리 기반을 마련했다.

제너럴모터스는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M은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신임 최고경영자(CEO) 빌 브라운의 신제품 출시와 기존 고객 매출 증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주가는 7.7% 급등해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 올랐다.​

GE항공은 4개월 만에 두 번째로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항공기 시장의 호조로 GE 엔진 납품이 개선되면서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정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113억 달러(약 16조1800억 원)를 기록했고,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4% 증가한 1.66달러를 기록해 월스트리트 예상치 1.46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코카콜라는 무설탕 음료 등 건강 음료에 대한 집중과 가격 인상 전가 능력을 바탕으로 월스트리트의 실적 전망을 상회했다. 전체 매출액은 125억 달러(약 17조9000억 원)로 지난 10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최근 전년 대비 9.3% 증가한 5744억 달러(약 822조8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고려하면 실적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랙록투자연구소를 이끄는 장 보이뱅은 경제 성장의 회복력,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지출이 보다 광범위한 실적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빅테크 7개 기업(매그니피센트7)의 3분기 전년 대비 실적 증가율 전망치는 14%였지만, 나머지 S&P500 기업들도 7.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최근 분기들보다 격차가 크게 줄어든 수치다.​

팩트셋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86%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5년 평균 78%, 10년 평균 75%를 웃도는 수치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치보다 5.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웨드부시증권의 세스 배셤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더 취약할 수 있지만, 성장 가속화, CEO 신뢰 증가, 소비 지출 증가, 안정적인 신용, 금리 하락이라는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은 전례 없는 관세 불확실성, 공급망 차질, 신중해진 소비자,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압박 속에서도 적응력을 발휘한 결과로 평가된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관세로 인해 350억 달러(약 50조14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예상하고 있으나, 새로운 무역협정으로 초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배셤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는 승자들을 위한 활주로"라며 "강력한 실행과 긍정적 가이던스가 승자와 패자를 구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2026년까지 모멘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들은 뒤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해 국내 인력을 효율화한 기업은 더 많은 재정 여력으로 제품과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으며, 데이터센터 건설 세제 혜택을 받는 기술 기업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연간 투자 규모가 4000억 달러(약 573조 원)에 달하며,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1%포인트를 기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테슬라와 IBM이 지난 2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향후 몇 주간 시장 방향을 결정할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시즌 본격 개막을 알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