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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전기차 전략 ‘급제동’…“내연기관 다시 강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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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전기차 전략 ‘급제동’…“내연기관 다시 강화” 선언

마이클 라이터스 신임 포르쉐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클 라이터스 신임 포르쉐 CEO. 사진=로이터

독일 명품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가 전기차 사업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내연기관 중심으로 회귀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경기 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 복합 악재로 실적이 흔들리자 생존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라이터스 신임 포르쉐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기차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감성적 매력도 떨어진다”며 포르셰의 내연기관 모델 강화 계획을 공식화했다.

라이터스 CEO는 내년 1월 취임 예정으로 과거 맥라렌 CEO와 페라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자동차 기술 전문가다.

FT에 따르면 라이터스는 “전기차는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운전의 감각적 즐거움을 잃었다”며 “포르셰의 정체성은 여전히 고성능 엔진 사운드와 주행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의 감가상각 속도가 빠르고 기술적 완성도가 낮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포르셰는 최근 전기 SUV 개발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베스트셀러 모델인 마칸과 카이맨의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신차 개발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약 18억 유로(약 2조6300억 원)의 개발 손실이 발생했다.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포르셰는 전체 판매량의 3.6%에 불과하지만 그룹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시장 부진과 잇따른 감익 경고로 주가가 2023년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중국에서 포르셰 판매는 2022년 대비 40% 급감했으며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로 모든 차량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포르셰는 현지 생산공장을 두지 않아 전량 유럽에서 수입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GM 등 미국 완성차업체의 전략 변화와도 맞물린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GM은 3분기 전기차 판매가 두 배 이상 급증했음에도 “단기 EV 수요 둔화와 세제 혜택 종료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확대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연방 보조금 종료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오히려 내연기관 모델의 신규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포르셰와 GM 모두 전기차 전환의 속도 조절에 들어가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다시 ‘내연기관 실속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