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 테일러 ‘슈퍼파운드리’ 효과…한국 145개 협력사 미국 진출 본격화

글로벌이코노믹

삼성 테일러 ‘슈퍼파운드리’ 효과…한국 145개 협력사 미국 진출 본격화

"테슬라 AI 칩 계약 힘입어, 현지 공급망 확장·미국 중부 텍사스 ‘한류 산업벨트’ 부각"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초대형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 협력사들의 현지 진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초대형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 협력사들의 현지 진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GPT4o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초대형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 협력사들의 현지 진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지역 언론 테일러프레스는 지난해 1024(현지시간) 데이브 포터 윌리엄슨 카운티 경제개발 파트너십 국장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협력사 145곳이 부지 선정 등 테일러 인근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포터 국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다수의 삼성 협력사들과 미국 진출 협의를 진행했으며, 윌리엄슨 카운티가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포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AI 칩 계약이 공급망 확장 동력


이번 한국 협력사들의 진출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테슬라 간 대규모 계약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테슬라는 지난 7월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237500억 원)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3년까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삼성의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AI6 칩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은 테일러에 170억 달러(244700억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당초 지난해 가동될 예정이었으나 주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오는 2026년으로 연기된 상태였다. 테슬라와의 계약으로 이 공장은 장기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다.

삼성이 생산하는 칩들은 테슬라 전기차의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첨단 제품들이다. 이 칩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수 화학물질부터 생산 장비, 물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력사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포터 사무국장은 이미 일부 협력사가 윌리엄슨 카운티로 이전을 완료했으며, 지난주 한국 방문에서 더 많은 기업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에서 부상하는 한류 산업벨트


포터 사무국장은 "한국에서 '테일러시'는 뉴욕시만큼 유명하다""테일러시는 한국 언론에 자주 언급된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텍사스 프로젝트가 삼성과 한국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한국 경제의 핵심축이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의 반도체와 가전제품 등을 포함한 각 계열사 매출은 3318000억 원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13%를 차지했다.

윌리엄슨 카운티는 이러한 삼성의 영향력을 활용해 다른 산업 분야 기업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포터 사무국장은 "우리는 반도체를 좋아하지만,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카운티는 한국에 사무소를 유지하면서 경제개발 활동을 계속하되 지출은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그는 반도체 외에도 여러 한국 산업 분야 기업들이 윌리엄슨 카운티와 중부 텍사스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제조 허브로 부상하는 윌리엄슨 카운티


윌리엄슨 카운티는 텍사스의 강력한 대만 산업 네트워크도 활용하고 있다. 텍사스 주지사실은 멕시코시티에 이어 두 번째 주요 해외 거점으로 대만에 경제개발 지부를 설치했다. 주 정부는 런던과 이스라엘에도 사무소를 개설 중이다.

대만의 전자제품 제조업체 페가트론은 애플과 라운드록에 본사를 둔 델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급성장하는 AI 산업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만들기 위해 조지타운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후토와 테일러에도 건설될 예정이다.

포터 사무국장은 윌리엄슨 카운티가 앞으로 몇 개월 내에 AI 제조 분야에서 한두 개 기업을 더 유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개발 활동으로 윌리엄슨 카운티 내 도시들에 32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3000개 카운티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윌리엄슨 카운티는 일자리 증가율 2.5%를 기록하며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임금 증가율은 7.4%로 전국 21위를 기록했다.

산업과 인구 증가로 윌리엄슨 카운티의 과세 대상 부동산 가치는 2020850억 달러(122조 원)에서 올해 1850억 달러(266조 원)로 상승했다고 포터 사무국장은 밝혔다.

윌리엄슨 카운티는 20237월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해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무소는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본사와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 카운티는 이미 한국 용인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육, 문화, 경제·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중부 텍사스 진출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독립 분석기관 페리만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79번 국도를 따라 조성되는 산업단지에 진출하는 주요 프로젝트들은 완공 시 윌리엄슨 카운티에만 34700개의 일자리와 연간 49억 달러(7조 원)의 총생산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