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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대 14만 명 보톡스 맞았다…283억 달러 성형시장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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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대 14만 명 보톡스 맞았다…283억 달러 성형시장 '전성기'

988만 건 보톡스 시술 4% 급증…Z세대가 주도하는 '예방 성형' 열풍
미국이 보톡스부터 페이스리프트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성형수술 전성기를 맞았다. 이미지=생성형 AI 클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보톡스부터 페이스리프트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성형수술 전성기를 맞았다. 이미지=생성형 AI 클리에이터
미국이 보톡스부터 페이스리프트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성형수술 전성기를 맞았다.

악시오스는 지난 25(현지시간) 젊음과 날씬함을 추구하는 미국 미용 열풍이 더는 예외가 아닌 보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20·30대가 이끄는 성형수술 대중화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가 발표한 2024년 통계에 따르면 20세에서 29세 사이 연령층에서 보톡스 같은 신경조절제 주사를 받은 사람이 142000, 히알루론산 필러 시술을 받은 사람이 141000명에 이르렀다.

특히 Z세대가 레이저를 이용한 최소 침습 피부 시술의 20%를 차지했다. 틱톡에서 '예방 보톡스'가 인기를 끌면서 20·30대가 페이스리프트와 주사 시술을 받는 사례가 늘어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성형외과학회 회장인 밥 바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 젊어 보이길 원하지만 수술한 티를 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미국 미용 기준이 탐지하기 어려운 성형수술 쪽으로 이동한다"고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페이스리프트 평균 연령도 낮아진다. 미국 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AAFPRS)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35세에서 55세 사이가 페이스리프트 고객의 26%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이 비율이 32%로 올랐다.

뷰티 비평가 제시카 드피노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세상이 가상화하면서 더욱 시각화한다""우리는 이미지를 통해 살아간다. 이미지나 영상의 주된 특징은 시간에 고정돼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미의 이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GLP-1 약물·메드스파·SNS가 바꾼 미용산업


미국 성형수술 시장 급성장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으로 작용했다. 가장 큰 변화는 오젬픽 같은 GLP-1 계열 체중감량 약물 확산이다.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한 피부 처짐과 볼륨 손실을 교정하려는 시술 수요가 폭증했다.

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설문에서 안면 지방 이식 시술이 2024년 한 해 동안 5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학회 회장인 패트릭 번 박사는 "이들 약물이 빠른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볼륨 손실과 피부 처짐 문제를 초래한다""그 결과 더 많은 환자가 이런 미용 문제를 해결하려고 안면 성형수술을 찾는다"고 밝혔다.

케이저가족재단(KFF)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성인 8명 중 1명이 GLP-1 약물을 사용했으며, 이 중 약 5분의 2는 순전히 체중 감량이 목적이었다.

메드스파 폭발 증가도 성형시술 대중화를 도왔다. 보톡스와 필러가 '지금 구매 나중 지불' 방식 일상 관리 항목이 되면서 대도시는 물론 교외 지역까지 메드스파가 퍼졌다. 이 시장에는 사모펀드 자본이 대거 유입된다.

기술 발전으로 회복 기간이 단축되고 시술 결과가 더 자연스러워진 점도 한몫했다. 여기에 인플루언서가 특정 의사와 시술 과정을 일상 콘텐츠로 공유하면서 성형수술 사회 낙인이 급격히 사라졌다.

'보톡스 네이션' 저자 다나 버코위츠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보톡스가 노화하는 얼굴을 바라보는 방식을 영원히 바꿨다"고 말했다. 하퍼스 바자 뷰티 디렉터 제나 로젠스타인은 "10년 넘게 뷰티 에디터로 일하면서 페이스리프트에 관해 이렇게 많은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988만 건 보톡스 시술…10년 후 489억 달러 전망


성형외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보톡스 같은 신경조절제 주사가 988만 건 시행돼 전년보다 4% 늘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533만 건으로 1% 증가했고, 레이저 피부 재생술은 370만 건으로 6% 올랐다. 히알루론산 필러 사용자는 2017260만 명에서 2023520만 명으로 2배 뛰었다.

외과 시술도 안정 수요를 유지했다. 지방흡입이 가장 많이 시행된 수술로 전년보다 1% 늘었고, 유방확대술과 복부성형술이 뒤를 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커스텀마켓인사이츠는 미국 성형수술 시장 규모가 20252264150만 달러(325900억 원)에서 20343634720만 달러(5233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검증된시장보고서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4283억 달러(407400억 원)에서 2033489억 달러(70400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타임스 스타일 편집장 스텔라 버그비는 파리 패션위크 참석 뒤 "37세에 페이스리프트를 받아 얼마나 행복한지에 관한 이야기를 더는 읽을 수 없다"며 최근 미국 사회 성형수술 열풍에 우려를 나타냈다.

성형외과학회 회장 바수는 "10년에서 15년 뒤 우리가 어떤 기술을 손끝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없다""인공지능이 과학 혁신을 가속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성형수술은 여전히 수술"이라며 "우선순위는 비용이 아니라 안전과 품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