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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美 헌팅턴잉걸스와 해군 보조함 공동 건조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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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美 헌팅턴잉걸스와 해군 보조함 공동 건조 합의

경주 APEC서 MOU 체결…美 신규 조선소 건설 또는 기존 시설 인수 공동 투자
韓, 美 조선 부활 지원 위해 1500억달러 투자 약속…트럼프 방한 앞두고 협력 가속
대한민국 울산에 있는 HD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전체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울산에 있는 HD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전체 모습. 사진=로이터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 미국 군사 조선소 헌팅턴잉걸스가 미 해군 보조 함정을 공동으로 건조하기로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HD현대중공은 성명을 통해 양국 간 조선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HD현대와 헌팅턴잉걸스가 이번 주 내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가 열리는 한국 경주에서 협정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며칠 후 경주를 방문해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기존 선박 건조 시설을 인수하기 위한 공동 투자를 모색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협약은 미국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한국의 대규모 투자 약속이 맞물린 결과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조선 부활을 돕기 위해 7월 말 미국의 관세 인하를 얻어낸 후 아시아 국가가 미국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3500억 달러 투자 자금의 일부로 조선 부문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양국 간의 광범위한 관세 협정의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무리에 가까워졌다고 말한 반면, 한국 관리들은 양측이 주요 문제에 대해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과 헌팅턴잉걸스의 협력은 한미 방산·조선 협력의 상징적 사례가 될 전망이다. 헌팅턴잉걸스는 미 해군의 주요 군함 건조업체로,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을 생산하는 미국 최대 군사 조선소 중 하나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1위 조선사로, 대형 상선과 해양플랜트 건조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양사의 협력으로 미국은 쇠퇴한 조선업을 재건하고, 한국 기업은 미국 방산 시장 진출 기회를 얻게 된다.

미국 조선업은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쇠퇴해 현재 군함 건조 능력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함정 건조가 필요하지만, 미국 조선소들은 노후화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국가 안보 차원의 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동맹국의 투자와 기술 이전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1위 조선 강국으로서 미국의 요청에 호응하며 양국 관계 강화와 통상 마찰 완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한번 들어가면 안정적인 물량과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특히 군함은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내 조선소 건설이나 인수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까다로운 규제가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진출 시 기술 이전과 고용 창출 등 미국 측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이번 MOU 체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며칠 앞두고 이뤄져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경제 협력의 성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통상, 안보, 기술 협력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