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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경고등 켜졌다…삼성·SK하이닉스, 코스피 상승 40%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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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경고등 켜졌다…삼성·SK하이닉스, 코스피 상승 40% 견인

홍콩 증시도 6개 기술주가 50% 차지…"미국 AI 침체 시 아시아 동반 급락"
아시아 주요 증시의 상승세가 소수 빅테크 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미국 인공지능(AI) 부문의 하락이 역내 시장 전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 주요 증시의 상승세가 소수 빅테크 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미국 인공지능(AI) 부문의 하락이 역내 시장 전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GPT-4o
아시아 주요 증시의 상승세가 소수 빅테크 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미국 인공지능(AI) 부문의 하락이 역내 시장 전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 시각) 아시아 증시가 AI 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버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한국·대만, 소수 종목에 쏠린 상승세


FT 분석에 따르면 홍콩 항셍지수의 올해 상승분 가운데 50%를 알리바바·샤오미·콰이쇼우 등 AI 관련 6개 기술주가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2개 종목이 코스피 상승의 40%를 책임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올해 지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프랑크 벤지므라 아시아 주식전략 책임자는 "미국에 있는 것이 미국에 머물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버블이 있다고 가정하면 아시아에도 버블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이른바 '매그니피슨트7' 기술주가 올해 3분기까지 S&P500 지수 수익률의 4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틱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술주가 하락하면 아시아(중국 제외)도 하락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의존관계"라고 분석했다.

중국 칩메이커 밸류에이션 논란


AI 관련 주식의 밸류에이션 논란은 특히 중국 칩메이커들에서 두드러진다. 상하이 상장사인 캠브리콘테크놀로지스는 주가수익비율(PER)이 506.2배, SMIC는 221.3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57.7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의 24.7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신흥 기술 부문의 급격한 성장세를 고려하면 단순 밸류에이션 비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헤지펀드 로터스자산운용의 하오홍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밸류에이션만으로 이들 신생 기업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캠브리콘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주, 구조적 슈퍼사이클 전망도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경기순환 산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업종이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2배 이상, SK하이닉스는 약 250% 상승했다. 두 종목은 각각 코스피 지수의 18.2%와 11.7%를 차지하고 있다.

블루웨일캐피털의 스티븐 이우 설립자 겸 CIO는 데이터 저장 및 메모리 칩에 대한 수요가 대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데이터 저장 방식에서 대규모 교체 사이클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나인티원의 찰리 린튼 아시아태평양·일본제외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기술 부문 일부에서 밸류에이션이 더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이는 AI 수익화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반영한다"면서 "아시아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경계하지만 광범위한 기술 부문은 수익 성장과 재무 건전성에 힘입어 합리적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PER은 베이징의 기술 부문 규제 강화로 인한 불확실성 탓에 여전히 아마존이나 애플보다 낮은 수준이다. 폴라캐피털의 제리 우 신흥시장 펀드매니저는 최근 중국 기술주 상승세에 대해 "가장 혁신적인 중국 자산에 대한 재평가일 뿐"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1조 달러(약 1430조 원)에 도달하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3년 앞당겨진 2027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