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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첨단 인재 유치 위한 'K 비자' 도입... 과연 글로벌 인재의 자석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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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첨단 인재 유치 위한 'K 비자' 도입... 과연 글로벌 인재의 자석 될까?

최신 5개년 계획서 '고숙련 인재 이민 시스템' 약속... STEM 전공 전문가 간소화 경로 개설
내부자들 "만리방화벽, 비밀주의, 현지 생태계 미흡 등 장벽 여전"... 성공 여부는 미지수
중국 정부가 심화되는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핵심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K 비자'라는 새로운 입국 제도를 도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가 심화되는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핵심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K 비자'라는 새로운 입국 제도를 도입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심화되는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핵심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K 비자'라는 새로운 입국 제도를 도입하며 세계의 숙련 인재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향후 5년간의 경제 청사진인 최신 5개년 계획 제안에서 "고숙련 인재를 위한 이민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 세계에서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구체적인 조치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새로운 K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의 젊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며, 고용주 후원 없이 낮은 진입 장벽과 영주권으로의 빠른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대안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 움직임과 대비되는 조치로, 인재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은 현재 1000만 명이 넘는 연구개발(R&D) 인력과 2억2000만 명이 넘는 '숙련 인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무원 개발연구센터 연구원 리쭈쥔은 최고 수준의 과학자 등 고위 인재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한 '새로운 고품질 생산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국 전문성이 필수적이므로 중국은 취업 허가 및 거주 비자 간소화와 함께 "살기 좋고 근무 가능한 환경" 조성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K 비자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관찰자들과 내부자들이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어에 능통한 위성기술 창업자 데이비드 추는 "K 비자는 좋은 출발점이지만 현지 생태계가 이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경쟁하려면 표준화된 점수 체계, 다년간의 확실성, 단일 세율, 시드(seed) 자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의 만리방화벽(외부 인터넷 접속 차단), 996(주 6일, 오전 9시~오후 9시 근무) 문화, 일과 삶의 균형 문제 그리고 중국 도시에서 영어 사용 환경 부족 등이 가장 시급한 장벽으로 꼽힌다.
한 민간 항공 스타트업 임원은 많은 부서가 기밀로 분류돼 있고 유출 우려 때문에 외국인을 모집하기 어렵다는 비밀주의 문제를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 중미연구소의 수석 정책전문가 수라브 굽타는 "의도는 분명히 좋지만 정책이 성공할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성공의 장벽이 높으며, 외국 STEM 인재들 사이에서 "그들의 발명과 발견이 적절히 보호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K 비자 정책은 국내 정치적 미묘함도 안고 있다. 국내 STEM 졸업생들이 이미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K 비자를 해외 개방성의 증거로 홍보하는 동시에 국내 청중에게는 그 영향이 신중하게 통제될 것임을 안심시켜야 하는 미묘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K 비자가 올바른 방향이지만, 구체적인 요건과 허가된 활동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성공을 결정하는 데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미 많은 서방 기업들은 보상 패키지가 높고 시장 이해도가 높은 현지 중국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확립된 관행이 됐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출신의 컴퓨터공학 졸업생 알랭 사스처럼 많은 외국 인재들이 중국에서 기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낮은 급여 제안, 복잡한 비자 절차 그리고 외국인 채용 공고의 부족 등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

사스는 "중국에서 천천히 네트워크를 키우고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며 언젠가 결실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