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자체 칩 4종 로드맵 확정… 'MTIA' 시리즈로 인프라 최적화 정조준
엔비디아·AMD와 수십조 원 규모 병행 구매… '투트랙' 전략으로 리스크 최소화
ASIC 확산에 삼성·SK '맞춤형 HBM' 특수… "메모리 기술 격차가 승부처"
엔비디아·AMD와 수십조 원 규모 병행 구매… '투트랙' 전략으로 리스크 최소화
ASIC 확산에 삼성·SK '맞춤형 HBM' 특수… "메모리 기술 격차가 승부처"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메타가 자체 개발한 AI 칩 브랜드 '메타 훈련 및 추론 가속기(MTIA)'의 차기 제품군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메타는 MTIA 300을 시작으로 400(아이리스), 450(아르케), 500(아스트리드)을 2027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현장에 투입한다.
이미지 확대보기맞춤형 칩 4종 전격 투입… 연산 효율 극대화 및 비용 절감 정조준
메타의 이번 결정은 폭증하는 AI 워크로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외부 기업에 대한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다. 이지윤 메타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최근 2~3개월간 AI 발전 속도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빨라졌다"라며 "반도체 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진화해야 하며, 우리 서비스에 가장 유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로드맵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메타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나타나는 콘텐츠 순위 선정과 추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MTIA 300을 이미 양산하여 활용하고 있다. 후속 모델인 MTIA 400(아이리스)은 연구소 시험을 마치고 실제 배치를 앞두고 있으며, 2027년 초에는 MTIA 450(아르케)을, 그로부터 6개월 뒤에는 MTIA 500(아스트리드)을 각각 대규모로 보급할 계획이다.
메타가 직접 칩을 만드는 핵심 이유는 '최적화'에 있다. 이 부사장은 "우리는 일반 시장용이 아닌 메타 플랫폼 전용 칩을 만든다"라며 "불필요한 범용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력 보강과 기술 확보… 실패 딛고 '칩 설계 드림팀' 구축
메타의 반도체 독립 여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자체 칩 개발 속도에 답답함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해 한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FuriosaAI)를 8억 달러(약 1조 1800억 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퓨리오사AI 측의 거절로 무산되었다.
대신 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리보스(Rivos Inc.)를 인수하고 4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흡수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러한 인적자원 확충은 'MTIA' 팀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추천 시스템뿐만 아니라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거대 생성형 AI 추론 분야까지 아우르는 고효율 연산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AMD와 '기묘한 동거'... 연간 수십조 원 구매 병행
자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에도 메타는 여전히 엔비디아와 AMD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메타는 최근 엔비디아 및 AMD와 각각 수백억 달러(수십조 원) 규모의 하드웨어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향후 몇 년간 기가와트(GW)급의 AI 연산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투트랙' 전략은 반도체 양산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설계부터 대만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통한 실제 생산까지는 통상 2년 이상의 시간과 수조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수잔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모건스탠리 주최 컨퍼런스에서 "자체 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도 동시에 AI 모델 교육을 위한 외부 칩 구매를 지속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맞춤형 칩 확산은 K-반도체에 기회, HBM 특수 가속화
메타의 자체 칩(MTIA) 확대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형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메타가 범용 GPU 대신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주문형반도체(ASIC)를 늘릴수록, 여기에 탑재될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는 오히려 정교해지고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한다.
첫째, 'HBM3E·HBM4' 등 차세대 메모리 공급망의 낙수효과다. MTIA 300에서 500으로 진화할수록 거대언어모델(LLM) 처리를 위한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해야 하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필수적 탑재로 이어진다. 둘째, 국내 디자인하우스 및 파운드리 협력 기회의 확대다. 메타가 리보스(Rivos) 인수를 통해 설계 역량을 강화했으나, 실제 양산 과정에서 TSMC의 대안으로 삼성전자의 선단 공정(2·3nm)을 선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퓨리오사AI 인수 시도에서 보여준 메타의 한국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향후 국내 팹리스와의 기술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가속기 시장의 분절화는 메모리 기업들에 고객사별 맞춤형 HBM이라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타의 탈(脫)엔비디아 행보는 한국 메모리 산업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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