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 개입 발언 후 중국 압박에도 美 백악관·국무부 성명 없어
트럼프, 韓 '모범동맹' 칭찬하면서도 '등쳐먹은 나라' 지목...실리외교 경계해야
트럼프, 韓 '모범동맹' 칭찬하면서도 '등쳐먹은 나라' 지목...실리외교 경계해야
이미지 확대보기보도에 따르면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향한 중국의 위협에 더욱 강력한 공개 지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일본 방위 의지에 의문을 품지는 않지만, 워싱턴 고위 관계자들의 공개적 지지가 부족해 깊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中 전방위 압박에도 美 침묵...일본에 '조용한 경고'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중국이 전함을 동원해 대만을 무력 공격할 경우 일본의 집단자위권 발동 사유인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직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위기 시 자위대 파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중국은 즉각 강력 반발에 나섰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 내정에 거칠게 간섭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주재 오사카 총영사는 SNS에 "더러운 목을 망설이지 않고 벨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했다. 중국은 자국민 일본 방문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차 중단하는 등 경제 보복 카드도 꺼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약 1시간 통화한 직후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회담을 갖고 대만 관련 발언 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외교관의 다카이치 총리 겨냥 막말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많은 우리 동맹국이 우리 친구가 아니다"라고 답하며 일본에 대한 지지를 회피했다.
'강력한 성명' 약속했지만 SNS 게시글에 그쳐...일본 외교가 실망
FT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계자들은 일본의 요청을 받은 뒤 "강력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회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토미 피곳 국무부 부대변인이 지난달 20일 SNS 엑스(X)에 올린 게시글이 전부였다. 피곳 부대변인은 "미일동맹과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일본 방위에 대한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적었지만, 중국의 다카이치 총리 위협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 백악관 일본 담당 보좌관은 "일본 총리가 대만 위기 시 미군을 지원하겠다는 역대 가장 명확한 성명을 발표했다"며 "워싱턴이 이를 환영했어야 하지만, 주일 미국대사관 메시지를 제외하면 대체로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번 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국장과 통화하면서 미일동맹 공약을 재확인했지만, 통화 내용에는 중국의 공격적 반응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백악관과 국무부의 공개 지지 성명 부재는 당혹스럽고 도쿄와 타이베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韓 '모범동맹' 칭찬에도...일본 사례는 한국에 “방심은 금물” 알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지지보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현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시진핑 주석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뒤 측근들에게 중국과의 거래를 위태롭게 할 행동을 삼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랜디 슈리버 전 국방부 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다카이치 총리를 강력히 옹호하는 것이 적절했을 것"이라며 "중국 총영사의 발언은 다카이치 총리의 멘토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암살당한 상황에서 생명을 위협한 것으로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한국과 이스라엘, 폴란드 등을 방위비 증액 요구에 부응한 모범동맹국으로 꼽으며 "특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아시아는 지난 5일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3.5%까지 끌어올리기로 약속하고 3500억 달러(약 51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공약한 점이 높이 평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일본은 GDP 2% 국방비 목표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지정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내각회의에서 "일본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한국이라고도 말하지 않겠다"며 양국을 '미국을 등쳐먹은 동맹국'으로 지목한 점에 주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모범동맹국으로 칭찬하면서도 동시에 미국을 이용한 나라로 비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니컬러스 번스 전 주중 미국대사는 "다카이치 총리는 베이징의 위협에 맞서 우리의 전폭적 공개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일본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필수불가결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일본 사례가 보여주듯 실리를 앞세운 거래 외교에서는 동맹의 가치가 언제든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특징주] 에코프로, 21%대 급등…알테오젠 코스피 이전 수혜 기대...](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5120815022200431edf69f862c11823577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