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도시로 재건하는 ‘프로젝트 선라이즈’ 구상을 마련해 외국 정부와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구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도해 작성됐다. 총 32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문서에는 해안 고층 빌딩과 고속철도, 인공지능 최적화 전력망 등을 통해 가자지구를 미래형 해안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단계별 재건 방안이 담겼다.
이 문서는 ‘민감하지만 비밀은 아님’으로 분류됐으며, 가자지구 재건에 필요한 구체적인 자금 조달 주체나 재건 기간 동안 약 200만명의 이재민이 머물 장소는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국가와 튀르키예, 이집트 등에 이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이 계획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무장 정파 하마스가 무장 해제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설령 무장 해제가 이뤄지더라도 불안정한 전후 환경에서 각국이 막대한 재건 비용을 부담할지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외교협회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인 스티븐 쿡은 “하마스가 무장 해제하지 않는 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현 상황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상황과 평화 구상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프로젝트 선라이즈의 총 비용은 향후 10년간 1121억 달러(약 165조960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은 보조금과 채무 보증 형태로 약 600억 달러(약 88조8600억 원)를 지원해 전체 재건 비용의 약 20%를 ‘앵커 투자’로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은행도 금융 지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언급됐다.
쿠슈너와 위트코프, 백악관 고위 보좌관 조시 그루엔바움 등은 최근 약 45일간 이 계획을 구체화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당국자와 민간 부문, 건설업체들의 의견도 일부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이 실행될 경우 재건 진행 상황에 따라 약 2년마다 비용과 수치를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계획 지지자들은 가자지구를 방치해 인도주의 위기가 장기화되는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중동의 리비에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약 6800만톤의 잔해 아래 1만구 이상의 시신이 묻혀 있고, 불발탄과 지하 터널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서에는 재건의 전제 조건으로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와 터널 폐기가 명시됐다. 미국 당국자들은 치안 여건이 충족될 경우 이르면 두 달 안에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또 다른 전쟁이 2~3년 안에 벌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한 누구도 가자지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재건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기부국 확보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재건은 남부 라파와 칸유니스에서 시작해 중부 지역을 거쳐 가자시티로 북상하는 4단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뉴 라파’로 명명된 1단계 지역은 5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행정 중심지로 조성되며, 10만호 이상의 주택과 200개 이상의 학교, 75곳 이상의 의료시설, 180곳의 모스크와 문화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계획은 10년 차 이후 가자지구 해안선의 70%를 관광·상업 용도로 활용해 장기적으로 550억 달러(약 81조4600억 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쿠슈너는 백악관을 떠난 이후 민간 투자회사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해 중동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35억 달러(약 5조1830억 원) 이상을 유치했으며, 기술·에너지·인프라 분야에 투자해왔다. 그는 최근 알바니아 사잔섬 고급 리조트 개발 등 대규모 부동산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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