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함 등 배치-II,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VLS 10셀 장착해 작전능력 극대화
독일 기술 탈피한 '완전 독자 모델'…북핵 억제 및 글로벌 방산 수출 '게임체인저' 부상
독일 기술 탈피한 '완전 독자 모델'…북핵 억제 및 글로벌 방산 수출 '게임체인저'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대한민국 해군의 주력 잠수함 전력이 독일제 면허 생산 단계를 넘어 '완전한 기술 독립'을 선언했다. 도산안창호급(Batch-I)에 이어 본격적인 전력화 궤도에 오른 장영실급(Batch-II) 잠수함이 리튬이온 배터리와 수직발사관(VLS)을 앞세워 북한에 대한 억제력은 물론,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고 미 국방 전문 매체 나인틴포티파이브(19fortyfive)가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KSS-III 프로그램은 한국 해군이 장보고급(KSS-I, 209급)과 손원일급(KSS-II, 214급)을 거쳐 추진해 온 잠수함 전력 발전의 정점이다. 기존 독일 설계를 기반으로 했던 전작들과 달리, KSS-III는 설계부터 건조까지 국내 기술로 완성된 독자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2014년 본격 착수되어 1차 사업(Batch-I)인 도산안창호함(2021년 취역), 안무함(2023년 취역), 신채호함(2024년 취역)을 성공적으로 전력화했다. 이어 지난 2025년 10월 진수된 장영실함을 필두로 한 2차 사업(Batch-II)은 기존 전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 개량이 이루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동력 체계다. Batch-I이 MTU 디젤 엔진과 범한퓨얼셀의 PEM 연료전지를 조합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했다면, Batch-II는 여기에 삼성SDI가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는 에너지 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잠항 시간을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고속 기동 능력까지 확보하게 했다.
제원상으로도 Batch-II는 수상 배수량 3600톤, 수중 배수량 4000톤에 전장 89.3m로, Batch-I(수상 3358톤/수중 3750톤, 전장 83.5m)보다 덩치를 키웠다. 이러한 고용량 배터리와 AIP 시스템의 결합으로 KSS-III는 20일 이상의 수중 잠항과 최대 50일간의 작전 지속 능력을 확보, 일부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버금가는 작전 유연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유일 '재래식 SLBM' 플랫폼…VLS 10셀로 타격력 배가
KSS-III의 진가는 강력한 타격 능력에서 드러난다. 통상적인 533mm 어뢰발사관 6문을 통해 범상어 중어뢰와 UGM-84 하푼 미사일을 운용하는 것은 기본이며, 재래식 잠수함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을 갖췄다.
Batch-I이 6개의 수직발사관(VLS)을 통해 사거리 약 500km의 현무 4-4 SLBM을 운용한다면, Batch-II는 VLS를 10셀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SLBM뿐만 아니라 천룡 장거리 대지 공격 순항미사일(LACM)까지 혼합 탑재가 가능해져 타격 유연성이 대폭 강화되었다. 2021년 9월 도산안창호함이 성공한 SLBM 시험 발사는 한국이 핵무기 보유국이 아님에도 독자적인 수중 킬체인(Kill Chain) 능력을 확보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34조원 사업의 '유력 후보'…핵추진 전환 가능성도 열려
KSS-III의 이러한 고성능은 해외 방산 시장, 특히 캐나다 해군의 차기 잠수함 사업(CPS)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오타와 측은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24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사업을 검토 중이며, 장거리 잠항 능력과 SLBM 운용 능력을 검증받은 KSS-III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 외에도 필리핀, 폴란드, 페루 등이 한국형 잠수함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전개될 Batch-III 사업에서는 더 큰 심도에서 중량급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차세대 VLS와 개량된 소나 체계가 탑재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한 원자력 추진 체계 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실현될 경우 한국 해군의 작전 반경과 전략적 위상은 또 한 번의 퀀텀 점프를 맞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영실함은 현재 의장 공사와 시운전을 진행 중이며, 2027년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