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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2026년 텍사스서 '특허 괴물'과 잇단 격돌… 대규모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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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2026년 텍사스서 '특허 괴물'과 잇단 격돌… 대규모 방어전

1월 애플·옵티스 '3차전' 시작… 삼성도 NPE 공세에 '소송' 예고
스마트폰 넘어 전기차·배터리로 확전… 텍사스, 기술 패권 '최전선' 부상
기업들 "단순 배상 넘어 시장 지배력 직결"… 새해 벽두부터 '비상'
2026년 새해가 밝자마자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거대한 '특허 전장(戰場)'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새해가 밝자마자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거대한 '특허 전장(戰場)'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새해가 밝자마자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거대한 '특허 전장(戰場)'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 로(Bloomberg Law)는 지난 30(현지시각) 삼성전자와 애플,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Communications) 등 업계 거물들이 연루된 대규모 특허 침해 소송이 텍사스 동부 및 서부 지방법원에서 잇따라 개시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전은 전통적인 모바일 기기를 넘어 배터리와 전기 오토바이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로 쟁점이 확장하는 양상이라 업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애플, 옵티스와 질긴 악연… 1'운명의 재대결'


새해 첫 포문은 애플이 연다. 애플은 다음 달 초 '특허 수익화 전문 기업(NPE)'인 옵티스 와이어리스 테크놀로지(Optis Wireless Technology)와 세 번째 법정 공방을 벌인다.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LTE 셀룰러 표준특허(SEP) 침해 소송의 연장선이다.

앞서 법원은 애플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며 수천억 원대 배상금을 평결했으나, 항소심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배상액 산정과 고의 침해 여부를 다시 다투게 됐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심리(Retrial) 결과가 애플뿐만 아니라 통신 표준 기술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 전반의 라이선스 비용 협상에 기준점(Benchmark)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로켓 도켓' 텍사스서 전방위 방어전


삼성전자 역시 텍사스 법원의 호출을 피하지 못했다. 텍사스 동부(마셜)와 서부(웨이코) 지법은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 성향과 신속한 재판 진행을 뜻하는 '로켓 도켓(Rocket Docket)'으로 유명하다. NPE들이 삼성전자를 제소할 때 가장 선호하는 무대인 이유다.

삼성은 올해 반도체와 무선 통신 기술은 물론 디스플레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다양한 기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소송에 대응한다. 특히 지난해 말 일부 소송에서 배상금 평결이 엇갈린 바 있어, 올해 예정된 재판들은 삼성의 미국 내 특허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은 옛말"… 전기차·배터리로 전선 이동


2026년 특허 분쟁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선의 이동이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에 국한됐던 다툼이 배터리 제어 기술, 전기 오토바이 구동 시스템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번졌다. 미국 대형 케이블 사업자인 차터 커뮤니케이션도 오는 2월경 인터넷 통신 기술을 두고 어댑티브 스펙트럼(ASSIA)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인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전기차(EV) 시장 성장에 맞춰 핵심 원천 기술을 선점하려는 기업 간 알력 다툼이 법정으로 옮겨붙은 결과"라고 해석한다. 하드웨어 제조에서 소프트웨어와 제어 시스템으로 기술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특허 분쟁 또한 더욱 정교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텍사스, 기업엔 '지뢰밭특허권자엔 '기회의 땅'


법조계에서는 2026년이 텍사스 법원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피고 기업들은 캘리포니아 등 타 주()로 관할권 이전을 꾸준히 시도하지만, 텍사스는 여전히 배심원 평결을 선호하는 특허권자에게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텍사스 법원 배심원들은 전통적으로 기술 침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경향이 강해 기업들에는 막대한 소송 비용과 경영 불확실성을 안기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미국 현지 특허 전문 변호사들은 "텍사스발 소송 결과는 단순한 배상금 이슈를 넘어 기업의 기술 주도권과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기업들은 재판 승패뿐만 아니라 합의(Settlement)를 통한 실리 추구 등 유연한 출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