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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치킨게임’ 2라운드… 가격 인하 넘어 ‘무이자·보조금’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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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치킨게임’ 2라운드… 가격 인하 넘어 ‘무이자·보조금’ 총공세

BMW i7 가격 16% 전격 인하·샤오미 ‘3년 무이자’ 카드… 성장 둔화에 생존 전쟁 격화
전기차 평균가 11.7% 급락하며 내연기관차 추월… 2030년 제조사 80% 퇴출 경고
11월 광저우 쇼에서 전시된 BY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사진=BYD이미지 확대보기
11월 광저우 쇼에서 전시된 BY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사진=BYD
중국 본토 전기차(EV) 제조사들이 2026년 새해 초부터 다시 한번 대규모 가격 인하와 공격적인 금융 혜택을 들고 나왔다.

중국 정부가 과도한 ‘내부 소모적 경쟁(인볼루션·Involution)’을 억제하라고 거듭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진 압박과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 속에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을 선택한 모양새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부터 신흥 테크 기업까지 일제히 파격적인 프로모션에 가세하며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명품 차부터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깎아줘야 산다”


이번 가격 전쟁의 포문은 독일의 럭셔리 브랜드 BMW가 열었다. BMW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순수 전기 세단인 i7 M70L의 가격을 기존보다 30만 위안(약 16%) 이상 인하한 160만 위안(미화 약 22만5000 달러) 이하로 책정했다.

다른 전기차 및 내연기관 모델들 역시 최소 10% 이상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중국 스마트폰 거물에서 전기차 강자로 부상한 샤오미(Xiaomi) 역시 지난해 출시한 첫 SUV 모델인 ‘YU7’에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았다. 샤오미는 4일 이후 2개월간 신규 구매 고객에게 ‘3년 무이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초기 구매 부담을 대폭 낮췄다.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은 모델 출시 이후 이미 15만 대 이상의 YU7이 인도되었다고 밝히며, 공격적인 마케팅이 실질적인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 성장 속도 둔화와 보조금 폐지의 압박


가격 전쟁이 그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세 둔화에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신에너지차(NEV)의 시장 침투율은 59.3%로 전년 대비 8.4%포인트 증가했으나, 이는 2023년의 성장 폭(9.3%포인트)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중국 토착 브랜드의 침투율이 79.6%에 달하는 반면, 외산 합작 법인의 침투율은 8%에 머물며 격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여기에 정책적 악재도 겹쳤다. 최수둥 CPCA 사무총장은 올해 1월부터 전기차 구매세 감면 혜택이 단계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약 1000억 위안 규모의 정책 지원이 사라지게 되어, 제조사들이 느끼는 판매 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 역시 올해 중국 전기차 도매 판매 증가율이 지난해(28%)의 절반 수준인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단순 할인 넘어 '기능·금융' 전쟁으로"… 80% 퇴출 위기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장이차오 파트너는 이제 가격 전쟁의 양상이 단순한 출고가 인하에서 ‘보조금 대출’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본 장착’ 등 가성비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11개월 동안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11.7% 하락한 20만4000위안을 기록해, 내연기관차의 하락 폭(9%)을 상회했다.

장이차오 파트너는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80% 이상이 재정적으로 지속 불가능해져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기존의 비관적 전망을 유지하며, 올해가 승자와 패자 사이의 격차가 결정적으로 벌어지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선두주자인 BYD조차 지난해 3분기 4년 만에 최대 순이익 감소를 기록한 상황에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제조사들의 ‘생존을 위한 치킨게임’은 더욱 처절해질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