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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싱, 블루보틀 삼켰다… ‘가성비’ 넘어 ‘프리미엄’까지 세계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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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싱, 블루보틀 삼켰다… ‘가성비’ 넘어 ‘프리미엄’까지 세계 제패

루이싱커피 대주주 센츄리움 캐피털, 네슬레로부터 블루보틀 지분 4억 달러 미만 인수 합의
저가 공세로 스타벅스 위협하던 루이싱, 고급 브랜드 확보로 글로벌 커피 패권 전쟁 2라운드 돌입
한국 내 운영권 변화 및 스페셜티 대중화 가속… 국내외 커피 시장의 판도 변화 불가피
중국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이번에는 스페셜티 커피의 상징인 ‘블루보틀(Blue Bottle Coffee)’까지 손에 넣으며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이번에는 스페셜티 커피의 상징인 ‘블루보틀(Blue Bottle Coffee)’까지 손에 넣으며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2달러(약 2900원)짜리 라떼로 스타벅스의 안방을 공략하던 중국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이번에는 스페셜티 커피의 상징인 ‘블루보틀(Blue Bottle Coffee)’까지 손에 넣으며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루이싱커피의 회생을 이끈 대주주 사모펀드 센츄리움 캐피털 파트너스(Centurium Capital Partners)가 글로벌 식품 거물 네슬레(Nestlé SA)로부터 블루보틀 지분을 전격 인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당초 매각 희망가였던 7억 달러(약 1조 원)의 절반 수준인 4억 달러(약 5900억 원) 미만에 성사된 ‘파격적인 인수’다.
이는 루이싱커피의 막대한 자금력과 사업 구조조정을 꾀하는 네슬레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저가 전략에 특화된 중국 자본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시장 파급력: 14개 매장 운영권과 시스템 변화


이번 인수는 한국 커피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수동과 삼청동 등 국내 요충지에서 14개 매장을 운영 중인 블루보틀 한국 법인의 실질적 운영권이 중국계 자본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루이싱커피의 강점인 데이터 기반 초효율 경영 시스템이 블루보틀의 ‘고급화’ 전략과 결합하는 실험적 무대가 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루이싱의 막강한 원두 공급망 관리(SCM) 역량이 이식될 경우, 국내 스페셜티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스타벅스 코리아와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 새로운 ‘중가(Mid-range) 돌풍’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뉴욕 점령한 ‘2달러의 반란’: 스타벅스 위기 가속화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현지 분위기는 더욱 뜨겁다. 지난해 6월 뉴욕에 상륙한 루이싱은 첫 방문 고객에게 커피를 1.99달러에 제공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단숨에 시장을 잠식했다.

이러한 공세는 고물가 시대 뉴욕 시민들의 소비 패턴을 바꿨으며, 이는 스타벅스가 뉴욕 내 매장 42곳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약 400개 지점을 폐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루이싱커피가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최근 중국 내 매장 3만 개를 돌파하며 양적 팽창을 마쳤고, 이제는 블루보틀을 통해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콘텐츠 제작자 알렉사 스페셜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2달러라는 압도적 가격에도 불구하고 에스프레소의 풍미가 훌륭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자본 시장의 재평가: ‘회계 부정’ 딛고 투자 적격 도약


자본 시장은 이번 인수를 루이싱커피의 완벽한 부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루이싱커피(LKNCY) 주가는 인수설이 본격화된 지난달 하순 38.90달러(약 5만8000원)까지 치솟았으며, 공식 보도가 나온 지난 5일에도 전일 대비 3.73% 상승한 35.01달러를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루이싱이 블루보틀의 고도화된 로스팅 기술을 흡수해 제품 경쟁력을 격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가 브랜드가 약진했던 것과 유사하게, 경기 둔화 국면이 루이싱에게는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장악하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루이싱커피와 네슬레 측은 공식 입장을 아끼고 있으나, 차이신(Caixin Global) 등 외신은 계약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보도하고 있다.

저가형 루이싱과 고급형 블루보틀의 ‘투트랙 전략’이 한국과 글로벌 시장의 커피 문화를 어떻게 재편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