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콜라르 지고 비하르·라자스탄 부상… 韓 '선광·제련' 기술이 열쇠
연 800톤 소비 대국 인도의 공급망 재편, CEPA 활용한 '자원 안보' 기회로
연 800톤 소비 대국 인도의 공급망 재편, CEPA 활용한 '자원 안보' 기회로
이미지 확대보기인도 현지 매체 바지람(Vajiram)은 지난 6일(현지시각) 인도 지질조사국(GSI) 데이터를 인용해 인도의 금 자원 지도가 남부에서 북부와 서부로 재편되는 '자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비하르·라자스탄, 인도의 새로운 '엘도라도'… 전체 자원의 45% 집중
보도에 따르면 비하르(Bihar)주는 인도 전체 금광석 잠재 자원량의 약 45%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며 새로운 광업 요충지로 떠올랐다. 이는 과거 카르나타카주 중심의 남부 생산 체계가 한계에 봉착했음을 시사한다.
인도 지질조사국(G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 비하르주 자무이(Jamui) 지역에만 약 2억 2280만 톤의 금 광석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도 전체 금 광석 매장량(약 5억 톤 추산)의 약 44~45%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규모다. 여기서 2억 2280만 톤은 광석의 무게인데, 중요한 것은 이 안에 금이 얼마나 들어있느냐(품위)로, GSI는 이 광석 안에 약 37.6톤의 순금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인도의 연간 금 생산량이 고작 1.5~2톤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 지역에서만 37.6톤 이상의 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인도 경제에 '로또'와 같은 호재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이지만, 자체 생산량은 수요의 1%에도 미치지 못해 만성적인 무역 적자에 시달려 왔다. 세계금협회 WGC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문화적 요인(결혼식, 축제)으로 인해 연간 약 700~800톤의 금을 소비한다. 반면, 인도 자체 광산(후티 광산 등)에서 캐내는 금은 연간 1.6톤 내외에 불과해 수요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금은 석유(원유)에 이어 인도의 수입 품목 2위다. 금 수입으로 인해 빠져나가는 돈은 연간 약 350억~500억 달러(약 50조 8300억~72조 6200억 원)에 달한다.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를 유발하는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이에 인도 정부는 최근 광업법을 개정해 외국인 투자 문턱을 낮추고, 비하르와 라자스탄 지역의 신규 광구 개발과 노후 광산 현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채굴권 경쟁을 넘어선다. 업계에서는 인도의 광업 시장이 탐사부터 채굴, 제련, 가공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의 고도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저품위·복합 광물 난제, 한국형 '선광·제련' 기술이 해법
전문가들은 인도 신규 광구의 지질학적 특성이 한국 기업에는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비하르와 라자스탄 지역은 매장량은 풍부하나, 광석의 품위가 낮거나 구리 등 타 광물이 섞인 복합 광물 형태가 대부분이다. 단순 채굴만으로는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관계자는 "인도의 신규 광구는 추출 난도가 높아 고도의 선광 및 제련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이 보유한 친환경 제련 기술은 인도 현지의 강화된 환경 규제와 생산성 향상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확실한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CEPA 지렛대 삼아 '민관 합동 패키지' 진출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단독 진출보다는 정부 간(G2G) 협력을 통한 '패키지 진출'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인도는 여전히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자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한국의 공급망 다변화 핵심 파트너다. 금은 단순 귀금속을 넘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인 만큼, 인도 광산 개발 참여는 국가 자원 안보 차원에서도 시급한 과제다.
이에 따라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에서 광물 공동 탐사 조항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기업의 탐사 노하우와 민간 기업의 제련·IT 기술을 결합한 '원팀 코리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도 현지 광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의 자원 잠재력이 결합하면 양국 모두 실익을 거둘 수 있다"면서도 "철저한 지질 데이터 분석과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십 구축 없이는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