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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승부처는 배터리 공장... 건식 전극 제조 기술이 게임 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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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승부처는 배터리 공장... 건식 전극 제조 기술이 게임 체인저

더 작고 효율적인 공장으로 제조 원가 40% 절감 가능
용매 제거로 에너지 소모 85% 줄이고 친환경 생산 공정 구축
캘리포니아 최대 배터리 저장 시설은 2024년 3월 건설 중이다. 2025년에는 미국 내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가 기록적인 42.5기가와트시 규모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캘리포니아 최대 배터리 저장 시설은 2024년 3월 건설 중이다. 2025년에는 미국 내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가 기록적인 42.5기가와트시 규모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전기차 경쟁의 핵심 동력이 차량의 주행 성능에서 배터리 제조 공정의 효율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테크스팟(TechSpot)에 따르면, 독성 용매와 거대한 건조 오븐을 제거한 건식 전극(Dry Electrode) 제조 기술이 전기차 가격을 대중화 수준으로 낮출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 기존 습식 코팅 방식의 한계와 제조 비용 부담


현재 배터리 셀 제조의 주류인 습식 코팅(Wet Coating) 공정은 활성 분말과 독성 용매를 섞어 슬러리 상태로 만든 뒤 이를 금속 호일에 바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축구장 길이에 달하는 거대한 건조 오븐이 필수적인데, 50GWh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려면 수만 가구의 전력 수요와 맞먹는 약 50MW의 연속 전력이 소모된다.

배터리는 전기차 전체 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며, 이 중 제조 비용이 셀 가격의 30%에 달한다. 에너지 소모와 막대한 설비 투자가 수반되는 기존 방식으로는 중국 경쟁사들에 대응하거나 대중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 아나파이트와 사쿠, 건식 전극 공정으로 돌파구 마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의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건식 공정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의 아나파이트(Anaphite)는 건조 코팅 전구체(DCP)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코팅 단계 전에 용매를 기계적으로 제거하여 운동 모래와 같은 필름 형성 가루를 만든 뒤, 압력을 가해 매끄러운 전극층을 형성한다.

아나파이트의 시스템을 도입하면 코팅 관련 에너지 사용량을 85% 줄일 수 있으며, 전체 셀 생산 비용은 최대 40% 절감된다. 또한 공장 면적을 약 15% 축소하면서도 배터리의 성능과 수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산호세의 사쿠(Sakuu)는 카비안(Kavian) 제조 플랫폼을 통해 또 다른 길을 제시했다. 레이저 인쇄와 유사한 방식으로 건조 가루를 호일에 직접 융합하는 이 기술은 공장 크기를 60%나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한다.

특히 하드웨어가 모듈식으로 설계되어 대규모 중앙 집중식 공장 대신 조립 공장 인근에 소규모 생산 단위를 분산 배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 전기차 대중화, 보조금 아닌 경제성으로 판가름


건식 전극 공정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며 공정의 유연성을 높인다.

리튬-인산철(LFP)이나 니켈-망간-코발트(NMC) 등 다양한 배터리 화학 조성에 상관없이 카트리지만 교체하면 인쇄가 가능한 기술적 확장성도 갖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건조 공정이 성공적으로 확장된다면 전기차의 경제성이 내연기관차를 압도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조금이나 초기 도입자의 열정에 의존하던 전기차 시장이 진정한 경제성에 기반한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