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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푸른 하늘’, 허베이성 농민들의 ‘희생’으로 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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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푸른 하늘’, 허베이성 농민들의 ‘희생’으로 샀나

석탄 난방 금지 후 가스비 급등... 농민들 "추위 견디는 게 유일한 대안“
베이징 대기질 개선 성공의 이면... 도심-농촌 간 소득·복지 격차 논란 확산
허베이성의 난방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일부 주민들은 대부분의 가스 보조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허베이성의 난방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일부 주민들은 대부분의 가스 보조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대기질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개선되었으나, 인근 허베이성 농민들은 가스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푸른 하늘 정책’에 따라 석탄 난방이 금지된 농촌 지역 주민들이 치솟은 천연가스 비용 때문에 난방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10년 만에 되찾은 푸른 하늘, 그 대가는 농민의 몫


베이징 당국은 지난해 대기 오염이 심한 날이 단 하루에 불과했을 정도로 대기질 개선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2013년과 비교해 초미세먼지(PM2.5) 수치는 약 70% 감소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2017년부터 허베이성 등 인접 지역 약 2,700만 명의 농민들에게 강요된 석탄 난방 금지 조치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베이징 대기질 개선 기여도의 약 30~40%가 인근 지역의 배출량 감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하던 난방 보조금이 최근 단계적으로 폐지되거나 축산되면서 농민들은 경제적 한계에 부딪혔다.

◇ 연금 3분의 1이 난방비... "따뜻함보다 생계가 우선"


허베이성 관현에 거주하는 75세 여성 왕 모 씨의 사례는 농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녀의 한 달 연금은 약 200위안(약 29달러)에 불과하지만, 겨울철 하루 난방비는 60~90위안에 달한다.

석탄을 사용할 때보다 비용이 최소 3배 이상 급등하면서, 그녀는 낮 시간 동안 난방을 끄고 두꺼운 옷을 껴입은 채 마당에서 햇볕을 쬐며 추위를 견딘다.

농촌 지역은 도시와 달리 중앙난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주택 단열 성능도 떨어진다. 과거에는 저렴한 석탄으로 겨울을 났으나, 현재는 석탄 운송과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위반 시 경찰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정부가 보상해야" 목소리... 농촌-도시 격차 해결 촉구


허베이성 농민들의 고통이 알려지자 중국 내에서는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관영 농민일보와 글로벌 타임스 전 편집장 후시진 등은 베이징과 톈진이 푸른 하늘의 수혜자인 만큼,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허베이 농민들의 난방비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의 리슈오 소장은 "환경 보호와 국민의 생계가 상호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취약 계층의 복지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중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도농 간 소득 격차와 공공 서비스 불균형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