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탈달러화 가속… 유로화 1년새 14.7% 급등, 달러 외환보유액 57.7%로 추락

글로벌이코노믹

탈달러화 가속… 유로화 1년새 14.7% 급등, 달러 외환보유액 57.7%로 추락

헝가리·트뤼키예 등 10여 국가 달러 사용 제한… 중국 위안화 결제 비중 3.5%로 급증
트럼프 "파월 사퇴하라" 연준 압박에 달러 신뢰 급락… IMF "유로화 비중 20.1% 상승"
금융권 "달러 단극체제서 유로·위안·루블 다극화 질서로 전환 분기점"
유럽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유럽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스페인 경제 매체 크로니스타는 13(현지시각) 보도에서 다수 유럽 국가들이 상거래와 금융 거래에서 달러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고 전했다.

유럽 전역 확산하는 달러 제한 조치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제재를 계기로 현지 통화 결제를 확대해왔으며, 최근 외화 출금 제한 조치를 연장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2년 침공 직후 도입한 외화 현금 인출 제한 조치를 오는 39일까지 6개월 더 연장했다. 서방의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에 대응해 중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등 현지 통화 결제를 확대해왔다.

벨라루스는 달러 접근을 차단하고 러시아 루블화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의 경제 통합을 가속화하며 서방 제재로 인한 달러 사용 어려움을 러시아 루블화 결제로 대체하고 있다.

헝가리는 주요 금융 거래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임에도 '동방 정책'을 통해 아시아 및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달러 및 서방 금융 시스템 의존도를 낮추려는 행보를 보여왔다. 공식 '달러 제한 조치'보다는 에너지 수입 등 특정 분야에서 유로화나 루블화 결제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적 선택 성격이 강하다.

트뤼키예는 국가 주도 거래와 상업 거래에서 달러 사용을 억제하며 독자 금융 노선을 걷고 있다. 세르비아는 유로화와 루블화 결제 비중을 높이며 탈달러 대열에 합류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들 국가가 달러를 멀리하는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꼽는다. 첫째는 금융 자율성 확보를 통해 달러 가치 변동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둘째는 미국 경제 제재가 강력한 무기로 활용됨에 따라 지정학적 위험을 선제 관리하려는 취지다. 셋째는 중국이 위안화 결제망을 확장하면서 달러 대안이 마련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압박에 달러 약세, 유로화는 강세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도 탈달러화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과 유럽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화 가치는 장중 1.1622~1.1697달러를 오가다 전 거래일 종가(1.1640달러)보다 오른 1.16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정한 유로화 기준 환율도 1.169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2025년 들어 달러 대비 14.7% 급등하며 8년 만에 최고 수준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분석업체들은 미국 달러지수가 20251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을 지속하며 시장 불안감을 키운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거부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형사 고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 지난 11일 미 법무부가 파월 의장의 연준 본부 건물 증축 관련 증언을 문제 삼아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화 신뢰가 급락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중앙은행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매도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유럽 내 투자 심리는 살아나고 있다. 독일 센틱스가 발표한 1월 유로존 투자자 신뢰지수는 -1.8로 전월(-6.2)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극화된 경제 질서로 전환 가속


탈달러화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결제망을 넓히며 특정 상거래에서 달러 결제를 제한하고 있다. 도이치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글로벌 SWIFT 결제 시장 점유율은 20232%에서 202543.5%로 증가했다. 글로벌 상업의 6%가 위안화로 자금 조달되며, 이는 20232% 미만에서 증가한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달러가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7%로 감소했다. 반면 유로화는 20.1%로 증가하며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달러 중심 단극 체제에서 유로, 위안, 루블 등 여러 통화가 공존하는 다극화된 경제 질서로 이행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국 내 정치 갈등과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는 한 각국 정부의 탈달러 전략은 더욱 정교하고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