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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조선소 인력 '25만 명' 대거 수혈…'골든 플릿' 구축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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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조선소 인력 '25만 명' 대거 수혈…'골든 플릿' 구축 승부수

2023년 추산치보다 150% 상향…5년 내 숙련공 25% 은퇴 '인력 절벽' 현실화
차세대 핵잠수함·BBG(X) 동시 건조 압박…팔란티어 AI로 공정 병목 제거 총력
미국 메인주 배스 아이언 웍스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칼 M. 레빈(DDG-120)'. 미 해군은 숙련공 은퇴와 건조 물량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조선소 인력 25만 명을 신규 충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진=제너럴 다이내믹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메인주 배스 아이언 웍스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칼 M. 레빈(DDG-120)'. 미 해군은 숙련공 은퇴와 건조 물량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조선소 인력 25만 명을 신규 충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진=제너럴 다이내믹스

미국 해군이 차세대 함대 재건 구상인 이른바 '골든 플릿(Golden Fleet)'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조선소 인력 25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초대형 인력 확충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제시했던 필요 인력 규모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로, 숙련공 대량 은퇴와 함정 건조 물량 폭증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동시에 돌파하기 위한 '사활적 승부수'로 풀이된다고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 뉴스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5년 안에 4명 중 1명 떠난다"…조선업 인력 붕괴 경고


보도에 따르면 존 펠런(John C. Phelan) 미 해군성 장관은 '2026 수상전협회(SNA) 심포지엄'과 해상체계사령부(NAVSEA) 주관 패널 토론에서 "향후 10년 동안 조선소와 협력 업체는 약 25만 명의 숙련 인력을 새로 고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미 해군이 제시했던 10만 명 추산치에서 150% 상향 조정된 수치다. 배경은 명확하다. 현재 미 조선소 인력의 약 25%가 향후 5년 내 은퇴 자격을 획득하게 되면서, 숙련 기술의 단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펠런 장관은 "신규 인력 유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함정 건조 일정 자체가 구조적으로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미국 해군력 유지의 근간인 조선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에 가깝다.

핵잠수함부터 BBG(X)까지…'동시다발 건조'가 만든 병목


인력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은 건조 물량이다. 미 해군은 현재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잠수함 ▲컬럼비아급 전략 핵잠수함(SSBN)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Flight III)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호위함 FF(X), 미래형 대형 수상전투함 BBG(X)까지 추진되면서 조선소 부담은 임계점에 도달했다.

해군 내부에서는 "설계·자재·인력 중 하나만 막혀도 전체 일정이 연쇄적으로 미끄러지는 구조"라는 우려가 공공연하다. 실제로 핵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건조 지연은 이미 미 해군의 만성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미 해군은 인력 확충과 병행해 공정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핵심 수단이 팔란티어가 개발한 AI 기반 통합 시스템 'ShipsOS'다. 이 플랫폼은 주요 조선소의 생산·공급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해 병목 구간을 식별하고, 자재·인력을 필요한 시점과 장소에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 해군 관계자는 "ShipsOS는 단순한 관리 툴이 아니라, 미 해군 조선 산업을 '데이터 기반 체계'로 전환하는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함정은 계획보다 사람이 먼저'…골든 플릿의 최대 변수


미 해군의 25만 명 채용 계획은 차세대 함정 숫자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현실 인식을 전면에 드러낸 조치다. 골든 플릿 구상은 설계도나 예산이 아니라, 용접·배관·전기·원자로 분야의 숙련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국 메인주 배스 아이언 웍스(Bath Iron Works)에서 건조 중인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칼 M. 레빈(DDG-120)'은 이러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첨단 전투체계를 갖춘 최신예 함정이지만, 일정과 비용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조선소 현장의 기술자 수와 숙련도다.

미 해군이 인력·AI·인프라를 한꺼번에 밀어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골든 플릿의 성패는 새로운 함정이 아니라, 사라져 가는 '조선 기술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