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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확대 구상…상임국 참여 조건으로 10억달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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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확대 구상…상임국 참여 조건으로 10억달러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후 질서 관리를 염두에 두고 구상한 ‘평화위원회’를 확대해 새 국제기구로 출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상임국으로 참여하려는 국가들에 최소 10억달러(약 1조4750억원)를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 의장을 맡아 회원국 선정과 주요 의사결정을 사실상 통제하는 구조여서 유엔을 대체하거나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에 따르면 이 기구는 분쟁 지역의 안정과 전후 통치 질서 회복을 목표로 한 국제기구로 가자지구를 출발점으로 삼되 향후 다른 분쟁 지역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회의 초대 의장을 맡고 회원국 초청 여부를 직접 결정하도록 돼 있다. 모든 회원국은 1국 1표 원칙에 따라 표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의장의 승인 없이는 어떤 결정도 효력을 갖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헌장 초안에는 각 회원국의 임기를 헌장 발효일부터 최대 3년으로 하되 의장의 승인에 따라 갱신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다만 헌장 발효 첫해에 현금으로 10억달러 이상을 기여한 국가에는 이같은 임기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도 담겼다.

평화위원회는 헌장에서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위협받는 지역에서 안정성을 증진하고 합법적이고 지속 가능한 통치를 회복하며 항구적인 평화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로 규정됐다. 이 기구는 최소 3개 회원국이 헌장에 동의하면 공식 출범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원회의 공식 문장과 상징을 승인할 권한도 갖는 것으로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후 질서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평화위원회 구상도 병행해 추진해 왔다. 그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여러 국가 정상들에게 가자지구 관련 평화위원회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같은 논의가 자국과 충분히 조율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복수의 유럽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여러 유럽 국가들도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및 이를 확대하는 새 국제기구 참여 요청을 받았지만 헌장 초안에 담긴 구조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원회 자금 운용 권한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다수 국가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국가는 공동 대응을 통해 헌장 초안의 수정이나 철회를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장 초안은 평화위원회가 최소 연 1회 정기 투표 회의를 열고 의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회의를 소집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회의 안건 역시 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집행이사회와의 비투표 정례 회의는 분기별로 열리도록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 제명 권한도 보유하되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반대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의장은 언제든 자신의 후임자를 지정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포함된 첫 행정 패널 구성을 발표했다. 이는 전체 평화위원회 출범에 앞선 준비 단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엔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최근에도 유엔 산하 31개 기구에서 미국을 탈퇴시키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를 출발점으로 한 이번 구상이 국제연합을 대체하거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별도의 국제 권력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