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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터리 업계 ‘탈중국’ 종착지는 한국...드론·eVTOL용 K-배터리 수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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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터리 업계 ‘탈중국’ 종착지는 한국...드론·eVTOL용 K-배터리 수출 급증

2027년 NDAA 중국산 금지 앞두고 SES AI·앰프리우스 등 한국 생산 비중 확대
충주·대전이 글로벌 드론 배터리 허브로... 트럼프 행정부 ‘드론 지배력’ 정책과 맞물려
보스턴에 본사를 둔 SES AI는 충북 충주 공장의 생산 라인을 전기차용에서 드론 및 eVTOL 전용으로 전격 전환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스턴에 본사를 둔 SES AI는 충북 충주 공장의 생산 라인을 전기차용에서 드론 및 eVTOL 전용으로 전격 전환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드론과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항공기용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급격히 이전하고 있다.

이는 2027년 10월부터 미 국방부가 중국산 배터리 구매를 전면 금지하는 국방수권법(NDAA) 시행을 앞두고, 한국이 미국의 안보 공급망을 책임질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ES AI와 앰프리우스(Amprius) 등 미국 차세대 배터리 기업들은 한국 내 제조 시설을 대폭 확장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 배터리로 미 정부 시장 공략에 나섰다.

◇ SES AI, 충주 공장 ‘드론 전용’ 전환... “매출 절반이 한국산 될 것”


보스턴에 본사를 둔 SES AI는 충북 충주 공장의 생산 라인을 전기차용에서 드론 및 eVTOL 전용으로 전격 전환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드론 산업 육성 정책과 국방부의 강력한 탈중국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치다.

충주 공장은 연간 100만 개의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향후 중국 공장 수준인 1GWh까지 확대를 검토 중이다.

후치차오(Qichao Hu) SES AI 창립자는 “한국산 배터리가 중국산보다 생산 비용은 두 배 높지만, 미 국방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올해 전체 매출의 약 50%가 한국 공장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주 생산량의 10%는 SES AI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할당될 예정이다.

◇ 앰프리우스, 한국 배터리 얼라이언스 확장... “제조 전문성이 핵심”


고출력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로 유명한 앰프리우스 테크놀로지스 역시 한국 내 위탁 생산(CM)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앰프리우스는 최근 대전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국 내 계약 제조업체를 3개사로 늘리며 공급망을 확장했다. 톰 스테피엔(Tom Stepien) CEO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대규모 배터리 제조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한국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우선적으로 미 정부 및 국방 관련 고객에게 공급되지만, 비중국산 배터리를 선호하는 글로벌 민간 고객들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 트럼프-헤그세스의 ‘드론 우세’ 전략... 한국에 ‘천재일우’ 기회


이러한 공급망 전환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이 추진하는 강력한 드론 자급화 정책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드론 공급망을 ‘외국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산 드론 제조를 국가적 우선순위로 격상시켰다.

헤그세스 장관은 저비용 소형 드론 수십만 대를 신속히 배치하는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NDAA를 준수하는 신뢰할 수 있는 배터리 공급처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이 스카이디오(Skydio) 등 미국 드론사에 배터리 공급을 차단하는 등 ‘자원 무기화’에 나서자, 미국 업계는 한국을 가장 안정적이고 기술력이 검증된 대체지로 판단하고 있다.

◇ K-배터리의 새로운 블루오션, ‘안보 공급망’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정체(Chasm) 속에서 드론과 eVTOL 등 고부가가치 특수 배터리 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방 시장의 탈중국 기조가 확고해짐에 따라, 한국의 정밀 제조 역량은 단순한 산업적 가치를 넘어 지정학적 안보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