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원자 3만 5,000 장 분석 상온 초전도 기제 포착...‘5중 입자 상관관계’ 세계 최초 입증
에너지 손실 제로 혁명 가시화…차세대 전력망·양자 컴퓨터 패러다임 바꿀 역대급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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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보도에 따르면 독일 막스 플랑크 양자 광학 연구소와 미국 플랫아이언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상온 초전도 현상의 전조 단계인 '유사갭(pseudogap)' 상태 내부에 숨겨진 정교한 자기 질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주간호에 발표됐으며, 그동안 물리학계의 난제로 남아있던 비전통적 초전도 현상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사갭의 수수께끼: 무질서 속에 감춰진 '우주적 패턴'
일반적인 금속이 초전도체로 변하기 직전, 전자의 에너지 상태가 급격히 줄어드는 '유사갭' 현상이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상온 초전도의 핵심이라고 믿어왔지만, 그 내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실제 물질 대신 리튬 원자를 절대영도에 가깝게 냉각한 '극저온 원자 양자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이 현상을 재현했다. 레이저 격자 안에 갇힌 원자들을 양자 기체 현미경으로 촬영한 3만 5,000여 장의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무작위로 보였던 전자의 스핀(자기 방향)이 특정 온도 척도에 따라 '보편적 자기 패턴'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한 결합을 넘어선 '다입자 상관관계'의 발견
특히 이번 연구는 전자가 단순히 쌍(Pair)을 이루는 것을 넘어, 최대 5개의 입자가 동시에 관여하는 '다입자 상관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을 세계 최초 수준의 정밀도로 입증했다. 이는 도핑(전자 제거)으로 인해 장거리 자기 질서가 파괴되더라도, 미묘한 형태의 자기적 결속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이테크데일리에 따르면 앙투안 조르주(Antoine Georges) CCQ 소장은 "양자 시뮬레이션이 복잡한 양자 집단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러한 실험적 발견은 고전적인 계산 알고리즘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지는 동시에 이론과 실험의 긴밀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혁명 앞당길 '양자 설계도'
이번 발견은 과학자들이 저항 없는 전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는 데 있어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갭 내부의 자기 구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상온에 더 가까운 온도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개발도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류의 전력 시스템과 IT 산업의 판도를 바꿀 초전도 혁명이 '양자 혼돈' 속에 숨겨져 있던 작은 질서를 발견함으로써 다시 한번 가속화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